구찌 모회사 케링그룹 주가가 1년 만에 22% 이상 뛰었다. 같은 기간 LVMH, 에르메스 등 주요 명품 회사 주가 하락한 것과 대조된다. 케링 주가 반등은 최고경영자(CEO)가 교체된 시기와 맞물린다. 자동차업계 출신의 루카 데 메오가 케링을 이끌며 구찌 가격 전략을 새로 설계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구찌의 변화가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 케링, 구찌 명품 레벨 수정 나서나
케링그룹이 발표한 2분기 실적에서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구찌는 14억1000만유로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했지만 1분기와 비교할 때 매출 감소폭은 크게 줄었다. 신제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긍정적이며,북미가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루카 데 메오 케링그룹 CEO는 “최근 몇 달 동안 취해진 조치에 힘입어 구찌를 포함한 여러 브랜드에서 분기별 성장세가 가속화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인 가치 창출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체계적이고 일관성 있게 로드맵을 이행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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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 데 메오 CEO는 선임 직후부터 위기 관리에 집중해왔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올해 5월 구찌 일부 제품의 가격도 인하했다. 투자은행 번스타인에 따르면 프랑스 등 일부 지역에서 메르카토 토트백이 20~25% 인하됐다. 메르카토 시리즈는 2026년 봄·여름 컬렉션으로 처음 나왔다.
명품 브랜드는 스테디셀러나 주요 제품의 가격을 인하하지 않는다. 일부 시즌 제품 또는 비인기 제품의 재고가 남을 경우 아울렛에서 할인 판매에 나서지만 핵심 제품들은 꾸준히 가격을 인상한다. 가격을 낮출 경우 기존 구매자의 제품 가치가 훼손되고 브랜드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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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브랜드가 외형 확장을 위해 가격을 인하한 것은 이례적인 결정이다. 특히 구찌는 케링그룹의 대표 브랜드로 그룹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루카 데 메오 CEO는 이를 역으로 이용했다. 가장 중요한 구찌의 가격 전략을 수정해 ‘접근 가능한 럭셔리’로 방향을 틀었다. 구찌를 통해 케링이 추구하는 전략을 확실히 보여줄 수 있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명품 브랜드의 진입장벽을 낮춰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고 판매량을 늘려 주가를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구찌의 전략이 특수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통상 명품 브랜드는 디자이너의 능력에 따라 인기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구찌 역시 2015년 알레산드로 미켈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가 디자인을 총괄하면서 사상 최고 매출을 경신하는 등 기록을 써냈다.
이번 구찌 반등은 경영진이 주도한 성과다. 루카 데 메오 CEO는 접근성을 높여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걸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2030세대를 유입시켜 브랜드를 젊게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가격을 인하해 기존 고객이 이탈하더라도 고객층을 넓히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결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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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구찌가 명품 삼대장으로 불리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와의 경쟁을 포기하고 준명품 브랜드인 코치와 경쟁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브랜드 코치는 2년 전 접근 가능한 럭셔리로 전략을 재설정한 뒤 2030세대 인기를 얻은 대표적 브랜드로 꼽힌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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