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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못 믿겠다”…외국인 자금, 한국 떠나 대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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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못 믿겠다”…외국인 자금, 한국 떠나 대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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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인공지능(AI) 관련주를 둘러싼 조정 장세가 진정됐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증시 복귀는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다. 변동성이 큰 코스피 대신 비교적 안정적인 대만 증시로 자금이 향하면서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은 대만 증시에서 17억달러를 순매수하며 6주 동안 이어지던 매도세를 끊어냈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 증시에서는 62억달러를 순매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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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같은 자금 흐름의 배경으로는 양국 증시의 산업 구조 차이가 꼽힌다. 한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기업 비중이 높아 업황에 따라 증시가 크게 흔들리는 반면, 대만은 TSMC를 중심으로 스마트폰·서버·네트워크 장비 등 IT 하드웨어 공급망 전반에 기업들이 분포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한국 증시 특유의 높은 레버리지 투자 성향이 외국인들의 투자심리에 불안감을 더했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등의 투기성 매매가 확산하면서 기업의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주가 변동폭이 과도하게 커지는 부작용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스피는 지난 6월 고점 대비 40% 가까이 하락했고 변동성지수 역시 사상 최고치인 96.9까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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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베 첸 밴티지 글로벌 프라임 수석 시장분석가는 “한국 시장은 레버리지와 투기적 포지션 비중이 높아 투자자들의 기대가 조금만 흔들려도 펀더멘털 변화 없이 주가 변동폭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구조적 위험성이 해외 투자자들로 하여금 코스피 복귀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자금 흐름은 양국 대표 지수의 성과 역전으로 이어졌다. 올해 아시아 증시 상승률 선두를 달리던 코스피는 지난달 폭락장을 거치며 대만 가권지수에 역전을 허용했다. 지난 10일 기준 연초 대비 상승률은 대만 가권지수가 55.1%를 기록해 코스피(46.2%)를 앞질렀다.


    기업들의 실적 눈높이도 희비가 갈렸다. 향후 12개월 기준 가권지수 상장사의 이익 전망치가 최근 한 달간 9.5% 상향 조정된 반면, 코스피는 7.4%에 그쳤다. 대만의 실적 전망 상향 폭이 한국을 넘어선 것은 약 1년 만이다.

    다만 한국 증시의 투자 매력이 오히려 높아졌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급락 이후 코스피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5.1배까지 떨어져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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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작 통 애버딘 아시안 인컴 펀드 수석 투자책임자는 “대만 증시는 상대적으로 덜 하락했기 때문에 현재 밸류에이션만 놓고 보면 한국 시장이 더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외국인 자금의 대만행이 장기적인 흐름으로 굳어질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급락 이후 시장이 반등한 기간이 길지 않은 만큼 투자자들의 선호 변화가 지속될지는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결국 양국 증시의 장기적 성패는 기업들의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가 실제 수익성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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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세은 인턴기자 seni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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