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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사냐' 조롱받던 실패작…50년 만에 '3경 대박' 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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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신문의 투자 전문 유료 플랫폼 '한경 프리미엄9'(www.hankyung.com/premium9)에 실린 기사입니다. '한경 프리미엄9'을 구독하시면 더 많은 글로벌 투자 기사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50년 전 1100만달러(약 156억원)를 겨우 모은 인덱스펀드가 현재 미국 자산운용시장의 주류가 됐다. 시장 지수를 추종하는 자금이 급증하면서 이제는 시장이 상품에 따라 움직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자산운용협회(ICI)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미국 장기 뮤추얼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가운데 인덱스형 상품의 순자산은 21조8213억달러로 전체의 53.8%를 차지했다. 액티브형 상품(18조7452억달러)을 3조달러 넘게 앞섰다. 미국 주식형으로 범위를 좁히면 인덱스형 비중은 63.9%까지 높아진다. 미국 주식형 펀드 자산 10달러 중 6달러 이상이 지수를 따라 움직이는 셈이다.
    ◇‘실패작’에서 21조달러 시장으로

    인덱스펀드의 시작은 초라했다. 잭 보글 뱅가드 창업자는 1976년 처음으로 개인이 투자할 수 있는 S&P500지수 추종 상품 ‘퍼스트 인덱스 인베스트먼트 트러스트’를 내놨다.

    현재 ‘뱅가드 S&P500 ETF(VOO)’로 투자할 수 있는 뱅가드500 인덱스펀드의 전신이다. VOO 가격은 지난 5년간 409.96달러에서 708.42달러로 72.8% 올랐다. 목표 모집액은 5000만~1억5000만달러였지만 실제로 모인 돈은 1100만달러를 조금 넘었다. 보글 스스로 ‘처참한 실패’라고 평가할 정도였다. 당시 월가의 평가도 냉소적이었다. 좋은 종목을 골라 시장을 이기는 것이 펀드매니저의 일인데 시장 평균을 그대로 따라갈 상품에 왜 돈을 맡기느냐는 지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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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50년 뒤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1100만달러로 출발한 인덱스 투자는 미국 장기 펀드에서만 21조8213억달러 규모로 불어났다. 액티브형 자산 규모를 넘어선 만큼 이제는 인덱스펀드가 단순히 시장을 따라가는 상품을 넘어 막대한 자금이 어디로 흘러갈지를 결정하는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시장 추종하던 인덱스, 시장 흔드나
    시장에서는 인덱스펀드 자금이 불어나면서 주가 흐름에 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기업 실적이나 성장성보다 인덱스 자금의 수급 자체가 주가를 끌어올리고 일부 대형주 쏠림을 심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매수 자금이 들어와도 이에 맞서는 매도 물량이 충분히 나오지 않아 주가가 크게 뛸 수 있다는 ‘비탄력적 시장 가설’을 지적했다. 관련 연구에서는 주식시장에 1달러가 순유입되면 전체 시장가치가 3~8달러 늘어날 수 있다고 추산한다. 즉 1달러의 새 자금이 단순히 1달러만큼 주식을 사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 주식 가격까지 밀어 올려 시장 전체 가치에는 몇 배의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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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같은 인덱스 자금이 초대형주의 쏠림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996~2020년 S&P500지수 추종 인덱스펀드의 자금 흐름과 구성 종목의 주가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패시브 자금이 유입될수록 시가총액이 큰 기업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올랐다. 연구진은 이 기간 패시브 투자 확대로 미국 시가총액 상위 50개 기업의 주가가 전체 시장보다 약 30% 더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했다.

    초대형주에 유리한 수급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시가총액 가중지수는 주가가 오른 기업일수록 지수 내 비중이 커지고, 인덱스펀드에 새 돈이 들어오면 해당 종목을 더 많이 사게 된다. 다만 실적 개선보다 자금 유입이 주가 상승을 더 크게 밀어 올릴 경우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이코노미스트는 “50년 뒤에는 인덱스펀드가 지금보다 훨씬 더 강력해져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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