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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빠듯한 이탈리아, 은행 이익 5% 추가 부담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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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빠듯한 이탈리아, 은행 이익 5% 추가 부담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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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탈리아 정부가 금융권의 높은 수익을 겨냥해 대형 은행에 3년간 이익의 약 5%를 추가 부담시키는 방안을 추진한다. 저성장과 막대한 국가부채로 재정 운용 여력이 좁아진 정부가 은행의 사상급 이익을 새로운 세수원으로 주목하면서다.

    12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는 전날 자국 상위 10개 은행에 이익의 약 5%를 '3년간 기여금' 형태로 부담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살비니 부총리는 은행 이익의 일부가 국가 보증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는 결국 납세자와 납세자가 부담한 비용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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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제안은 유럽 은행들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이익을 올리면서 각국에서 은행 증세 논의가 다시 불붙는 가운데 나왔다. 살비니 부총리는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은행에 최대 7%의 누진 부담금을 도입한 스페인의 과세 정책을 긍정적인 사례로 제시했다.

    실제 이탈리아 은행들의 수익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탈리아 은행 노조 퍼스트 시슬(First Cisl)의 분석에 따르면 인테사 산파올로, 유니크레디트, 방코 BPM, 몬테 데이 파스키 디 시에나, BPER 등 이탈리아 5대 은행그룹의 올해 상반기 합산 순이익은 150억유로를 넘어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증가한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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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 과세는 살비니 부총리가 이끄는 동맹당을 비롯한 이탈리아 우파 연정이 추가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반복적으로 꺼내온 카드다. 가계가 높은 생활비와 차입 비용에 시달리는 데다 이란 전쟁으로 연료 가격까지 급등하면서 정부의 재정 지원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살비니 부총리는 이번 방안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추진되는 가운데 다른 연정 참여 정당들의 지지도 얻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정부는 이미 2026년 예산을 통해 은행을 대상으로 한시적인 추가 부담 조치를 시행했다. 지역 사업세를 3년간 2%포인트 올린 것이 대표적이다. 살비니 부총리실은 이번에 제안한 5% 기여금이 기존 조치에 더해 추가로 적용되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추가 세수 확보 필요성이 커진 배경에는 이탈리아의 취약한 재정과 저성장이 자리 잡고 있다. 정부는 차기 예산안 마련을 앞두고 있지만 재정적자를 줄일 수 있는 선택지가 제한적인 상황이다. 이탈리아 경제는 지난해 0.5% 성장하는 데 그쳐 유럽에서도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한 국가 중 하나였으며, 올해 성장률도 비슷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부채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이탈리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2025년 말 137%를 넘어섰다. 올해에는 그리스를 제치고 유럽연합(EU)에서 부채 비율이 가장 높은 경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 이익에 대한 추가 부담 논의가 금융권 과세 차원을 넘어 정부의 재정 확보 문제와 맞물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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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만 은행 추가 과세는 금융시장과 연정 내부의 반발이라는 변수를 안고 있다. 이탈리아는 3년 전에도 비슷한 조치를 갑작스럽게 발표했다가 은행주가 급락하자 서둘러 방침을 철회한 전례가 있다. 자유주의 성향의 연정 소수 파트너인 포르차 이탈리아도 과거 유사한 방안에 반대해왔다.

    반면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이끄는 이탈리아형제들 소속 인사들은 은행 부담을 늘리는 정부의 접근법을 옹호해왔다. 공공재정을 보강하는 동시에 높은 주택담보대출 비용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계를 지원할 수 있는 구체적인 수단이라는 입장이다. 살비니 부총리의 낙관과 달리 실제 입법 과정에서는 연정 내부의 이해관계 조정이 필요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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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권도 반대하고 있다. 이탈리아은행협회(ABI)는 금융회사 이익에 별도의 세금을 부과하려는 시도에 반대해왔다. ABI는 지난해에도 연정이 사용하는 '횡재이익'이라는 개념 자체가 오해를 부른다며 은행들은 이미 다른 기업보다 높은 법인세와 지역세를 부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향후 관건은 살비니 부총리가 제시한 5% 기여금이 차기 예산안에 실제 반영될지와 연정 내부 합의를 끌어낼 수 있을지다. 은행의 높은 수익을 재정 확충과 가계 지원에 활용하겠다는 정부 측 논리와 기존 세 부담 및 금융시장 충격을 우려하는 반대론이 맞서면서 구체적인 과세 방식과 적용 범위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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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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