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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헤지펀드도 노렸다…美 'AI 보이스피싱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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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헤지펀드도 노렸다…美 'AI 보이스피싱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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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IT팀입니다. 시스템 점검 중인데 인증번호 하나만 알려주세요.”

    익숙한 회사 직원 목소리로 전화가 걸려 온다. 의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이는 인공지능(AI)이 만들어낸 가짜 목소리였다. AI를 통해 더 정교하고 저렴해진 해킹 기술이 이제는 금융업계까지 노리고 있다.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금융기업 사이에서 ‘AI 피싱’ 공포가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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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 월가의 대형 헤지펀드와 사모펀드(PEF)들이 동시에 사이버 공격 표적이 됐다. 공격 대상에는 포인트72, 시타델, 밀레니엄매니지먼트, 투시그마 등 업계 대표 투자회사가 포함됐다. 현재까지 고객 정보 유출과 시스템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대부분 공격을 차단하고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공격이 주목받는 것은 새로운 수법이 동원됐기 때문이다. 기존 이메일 피싱을 넘어 AI로 사람 목소리를 복제해 전화를 거는 ‘음성 피싱’이다. 해커들은 직원 목소리와 말투, 억양을 정교하게 흉내 내 민감한 정보를 빼내거나 시스템 접근 권한을 얻으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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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는 이런 공격이 과거보다 훨씬 쉬워졌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사람 목소리를 흉내 내려면 전문 장비와 오랜 준비, 숙련된 기술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제는 AI가 몇 초짜리 음성만으로도 같은 말투와 억양, 목소리를 재현할 수 있다. 심지어 통화 내용을 분석해 화자의 어휘와 말투를 모방하는 것도 가능하다.

    낮아진 보이스 피싱 비용은 대규모 공격으로 이어지고 있다. 헤지펀드의 사이버 보안을 지원하는 업체인 얼라인매니지드서비스의 비노드 폴 최고경영자(CEO)는 “예전에는 50개 회사를 겨냥한 표적 공격이 가능했다면 이제는 AI를 활용해 1000개까지 동시에 노릴 수 있다”며 “AI가 전화를 자동으로 걸고 대화를 이어가며 음성을 복제하고 메시지를 생성해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금융회사는 특히 취약한 표적이다. 고객 자산과 거래 정보, 투자 전략 등 민감한 정보를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어서다. 블룸버그는 “하루 수조달러 규모 거래가 이뤄지는 월가에서는 이런 공격이 개별 기업을 넘어 금융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금융 감독당국도 대응에 나섰다. 미국 금융산업규제기관(FINRA)은 지난 3월 새로운 해킹 수법과 공격 사례, 대응 방안을 회원사들이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금융지능융합센터’를 출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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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들은 금융회사 경쟁력이 투자 성과뿐 아니라 AI 기반 공격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막아내는지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보기술(IT) 지원 업체 안티테시스의 윌 윌슨 CEO는 “과거 금융권이 허술한 보안 관행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공격을 실행하는 기술과 지식이 극히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라며 “이제는 모두가 보안 수준을 근본적으로 끌어올리지 않으면 심각한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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