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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염소값 3분의1 토막…사육 늘린 농가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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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염소값 3분의1 토막…사육 늘린 농가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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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일 경북 안동시 풍산읍의 한 염소 농장. 축사에는 출하를 앞둔 염소를 포함해 100여 마리가 있었다. 농장주 이모 씨는 “1년간 키운 50㎏짜리 거세 염소를 팔아도 손에 쥐는 돈이 약 35만원뿐”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염소가 먹는 건초와 배합사료 비용만 마리당 35만원가량 들어 사실상 1년 농사가 헛수고가 됐다는 얘기다.


    오는 14일 말복을 앞둔 보양식 성수기에도 흑염소를 비롯한 염소 가격이 2년 전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폭락했다. 내년 2월 개 식용 전면 금지를 앞두고 한때 흑염소가 대체 보양식으로 떠올라 가격이 마리당 200만원으로 치솟자 농가들이 앞다퉈 사육을 늘렸기 때문이다. 여기에 늘어난 수요의 상당 부분을 값싼 외국산이 차지하면서 가격이 속절없이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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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농협경제지주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염소 생축 평균 거래가격은 ㎏당 6719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 1만1055원보다 39.2%, 2024년 7월 1만8279원보다는 63.2% 하락했다. 2년 전 약 91만원이던 50㎏짜리 염소 한 마리 값이 단순 계산으로 34만원까지 내려간 것이다.

    통상 염소 가격은 초복·중복·말복을 앞둔 여름철에 오른다. 올해도 지난 6월 ㎏당 6193원에서 지난달 6719원으로 8.5% 반등했지만, 여전히 2018년 ‘염소 파동’ 당시 가격 수준이다. 올 1~7월 평균 가격은 ㎏당 7015원으로 2024년 연평균 가격(1만8288원)의 약 38%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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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계가 추산하는 염소 생축 생산비는 ㎏당 약 1만2000원이다. 현재 시세는 생산비의 절반을 조금 웃도는 수준. 염소는 출하까지 통상 12~15개월이 걸려 가격이 떨어져도 농가가 단기간에 공급을 줄이기 어렵다.

    가격 폭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외국산 공세다. 호주산 염소 고기 수입량이 2020년 1161t에서 지난해 1만760t으로 5년 새 9.3배 늘었다. 한·호주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2023년 관세가 완전히 철폐된 데다 국산의 절반 수준 가격이어서 외식·식자재 업체의 사용이 급증했다.


    국내 염소 도축도 위축됐다. 전국 양·염소 도축검사 실적은 2021년 14만8222마리에서 지난해 11만5233마리로 22.3% 감소했다. 올해는 5월까지 5만1935마리에 그쳤다. 농가별 사육 규모가 작고 품질과 출하 중량이 일정하지 않은 점도 기업형 유통업체가 외국산을 선호하는 이유다.

    산지와 달리 유통시장에서 염소 고기 수요는 늘었다. 동원홈푸드의 축산 도매 온라인몰 금천미트에서 지난해 수입 염소 고기·양고기 매출은 전년보다 약 40%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보다 20% 늘었다. 외식업체와 식자재 유통업체가 흑염소탕과 양고기 메뉴를 확대하면서 도매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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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식 프랜차이즈도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본아이에프는 지난해 1월 ‘본흑염소능이삼계탕’ 1호점을 연 뒤 1년 여 만에 매장을 6개로 늘렸다.

    안동=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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