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지난 2분기 835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최대 적자를 냈다. 6200억원에 달하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 과징금이 반영돼 적자 폭이 커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하반기에는 세무조사 추징금과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 물류센터 화재 손실 등 수천억원 규모 일회성 비용이 줄줄이 반영될 예정이다. ‘계획된 적자’에서 막 벗어난 쿠팡이 ‘규제형 적자’라는 새로운 수렁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탈팡’ 흐름 멈췄지만…
쿠팡 모회사인 미국 쿠팡Inc는 2분기 매출 88억5600만달러(약 13조3007억원)와 영업손실 5억5600만달러(약 8350억원)를 기록했다고 5일 밝혔다. 2021년 4분기 3억9659만달러의 영업손실을 낸 이후 분기 최대 규모 적자다. 2분기 매출은 직전 분기 대비 4.1%(달러 기준) 늘어나며 세 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쿠팡은 지난해 11월 개인정보 유출 사고 발생 이후 이용자가 줄어 4분기와 올해 1분기 두 분기 연속 매출이 전 분기 대비 감소했다.쿠팡은 1분기와 2분기 연속해서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 상반기 누적 영업손실은 7억9800만달러(약 1조1895억원)로 2021년 미국 뉴욕증시 상장 후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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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쇼크의 핵심 원인은 6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부과한 6246억원 규모 과징금이다. 역대 최대 과징금이 2분기 판매관리비에 한꺼번에 반영돼 대규모 적자를 피할 수 없었다. 단일 분기 손실액이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6790억원)을 웃돌았다.
정보 유출 사고에 따른 ‘탈팡’(쿠팡 탈퇴) 충격도 수익성을 악화시켰다. 쿠팡은 2분기에도 떠나가는 이용자의 발길을 붙잡기 위해 대규모 할인 프로모션과 쿠폰 지급 등 마케팅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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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쿠팡은 탈팡 흐름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했다. 쿠팡의 활성 고객(해당 기간 제품을 한 번이라도 산 고객)은 2470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했다. 1분기(2390만 명)보다 80만 명 늘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정보 유출 사고로 인한 타격에서 벗어나 이전과 같은 성장 흐름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하반기 실적 반등 쉽지 않을 수도
하반기 쿠팡에 날아들 ‘청구서’를 고려하면 실적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쿠팡은 이날 공시를 통해 한국 국세청 세무조사 결과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등 2억800만달러(약 3000억원) 규모의 과세 추징 예고 통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달 발생한 인천 물류센터 화재와 관련한 손실도 3분기 실적에 반영된다. 쿠팡은 손실 규모를 2억4600만달러(약 3500억원)로 추산했다.
쿠팡이츠의 입점 업주에 대한 갑질 등(최혜대우 및 끼워팔기) 혐의와 관련한 공정위 제재도 뇌관이다. 공정위는 6월 쿠팡이츠의 동의의결 절차(자진 시정에 따른 사건 종결) 개시 신청을 기각했다. 당시 공정위는 쿠팡이츠에 부과할 수 있는 과징금 최대치로 2500억원을 제시했다.
쿠팡의 하반기 실적에 반영될 일회성 비용은 최대 9000억원이다. 올해 연간 적자 폭이 종전 사상 최대를 기록한 2021년(1조7000억원)을 넘어 2조원대로 급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과거 적자는 성장을 위한 투자에서 비롯됐다면 이번에는 대규모 과징금과 세금 등 외부 변수에 따른 비용 때문”이라며 “하반기에도 일회성 비용이 예고돼 있어 수익성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딜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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