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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대기업 특혜'라 반대만…"선진국은 산업용 전기료 인하 전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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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대기업 특혜'라 반대만…"선진국은 산업용 전기료 인하 전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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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신문의 투자 전문 유료 플랫폼 '한경 프리미엄9'(www.hankyung.com/premium9)에 실린 기사입니다. '한경 프리미엄9'을 구독하시면 더 많은 전문가 칼럼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border:1px solid #c3c3c3" /> 전기요금 4년 새 72% 인상, 주택용 첫 역전 요금의 우위, 감면 뒤 실부담 앞에선 대부분 사라져 ·프랑스·영국·일본, 요금표 밖에서 작동하는 층별 지원 설계 대기업 특혜’ 반발은 해외에도 있었다…차이는 설계 한전 손실이 아니라 투명한 재정·세제·계약으로 지원은 깎아주기가 아니라 국가의 공동 투자 <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border:1px solid #c3c3c3" />
    한국의 산업용 전기요금 평균단가는 2021년 kWh당 105.5원에서 2025년 181.9원으로 72.4% 뛰었다. 연료비 급등과 한전의 수십조 원대 누적 적자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인상 부담이 산업용에 집중된 결과다. 특히 2023년 11월과 2024년 10월 두 차례는 산업용 요금만 골라 올렸다. 그 결과 2025년 산업용 평균단가는 사상 처음으로 주택용(159.0원)을 넘어섰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발 공급과잉이란 악재가 계속되고 있다. 세계 철강 과잉설비의 절반 이상이 중국이고, 중국의 철강재 수출은 연 1억 톤 규모로 불어났으며, 국내 석유화학은 나프타분해설비(NCC) 감축에 들어갔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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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과의 전기요금 격차도 뚜렷하다. 중국 정부 가격모니터링망이 집계한 36개 도시의 35kV 이상 일반 산업용 전기요금은 2025년 말 kWh당 0.63위안, 약 125원으로 한국 평균단가의 3분의 2 수준이다. 한국의 판매실적 평균과는 통계 성격이 달라 단순 비교에 한계가 있지만, 전해알루미늄처럼 전력비가 생산원가의 3분의 1을 넘는 공정에서 낮은 전력비는 그대로 가격 경쟁력이 된다.

    석유화학·철강 등 에너지 다소비 업종을 중심으로 부담 완화 요구가 이어지지만, 논의는 번번이 “대기업 특혜”라는 국민적 반감과 한전의 재무 위기라는 벽 앞에서 막힌다. 지난해 국회를 통과해 올해 6월 시행된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특별법(K-스틸법)」이 대표적이다. 특별법까지 만들었지만, 업계가 가장 원했던 전기요금 지원 조항은 “다른 업종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본법에도 시행령에도 담기지 못했고, 이를 메우려는 개정안들만 국회에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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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교착의 밑바닥에는 검증되지 않은 두 개의 전제가 있다. 한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국제적으로 싼 편이라는 전제, 그리고 기업 전기요금 지원은 곧 특혜라는 전제다. 둘 다 따져볼 필요가 있다.
    한국 산업용 전기요금, 정말 저렴한가
    요금표만 보면 한국은 여전히 싼 나라다. 독일 연방망청(BNetzA)이 모델링해 공표하는 산업용 전기요금을 보면, 감면 특례가 없는 일반 산업체의 2024년 평균은 kWh당 16.77유로센트였다. 같은 해 한국의 산업용 평균단가 168.2원을 연평균 환율(유로당 1,477.6원)로 환산하면 11.38유로센트로, 5유로센트 넘게 낮다.

    그러나 같은 모형에서 감면 특례를 적용하면 값은 달라진다. 독일은 전력 소비가 많고 부하가 일정한 기업에 망요금·부과금·양허료·전력세의 감면 또는 전액 면제를 법으로 보장한다. 특례를 적용한 2024년 모형가격은 10.47유로센트로, 감면 장치가 모형상 부담을 6.3유로센트 낮춘다. 통계의 성격이 달라 두 나라의 순위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요금표에서 5유로센트가 넘던 격차는 감면 반영 후 1유로센트 미만으로 좁혀진다. 간접 탄소비용 보상처럼 모형 밖의 지원까지 받으면 부담은 더 낮아질 수 있다.

    < 한국·독일 산업용 전기요금 비교 >



    방향의 엇갈림은 더 뚜렷하다. 한국의 산업용 단가는 2025년에도 181.9원으로 또 올랐다. 반면 독일의 에너지집약 기업 실효 요금은 에너지 위기 정점이던 2022년 29.01유로센트에서 2024년 10.47유로센트까지 내려왔고, 2026년 들어서는 연방정부의 송전망요금 보조가 요금을 추가로 끌어내렸다. 한국은 오르는 중이고, 독일은 정책으로 내리는 중이다.
    격차는 요금표 밖에서 만들어진다
    우리의 경쟁 상대는 중국이지만, 배울 설계는 유럽과 일본에 있다. 중국의 저원가는 석탄 기반 발전과 자가발전이라는 체제에서 나오는 것이어서 흉내 낼 수 없다. 참조할 것은 한국처럼 “특혜” 반발과 엄격한 보조금 규율 속에서 지원을 성립시킨 나라들이다. 전기요금은 조달 원가, 망요금, 세금·정책비용의 세 층으로 이루어지는데, 이들의 지원은 요금표가 아니라 이 층들을 겨냥해 수단을 배치하는 방식이다.

    독일은 세 층 모두에 수단을 둔다. 망요금 보조와 전력세 영구 인하에 더해, 올해부터는 철강·화학 등 91개 에너지집약 업종의 소비량 절반에 대해 도매가격 일부를 사후 보전하는 산업전력요금(Industriestrompreis)을 가동했다. 전기를 일률적으로 싸게 파는 제도가 아니라, 총 38억 유로의 연방 예산으로 2026~28년 한시 운영되며 EU 국가보조 승인을 거친 절제된 보상 설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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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는 별도 예산 지출 없이, EDF와 기업이 원전 생산원가에 연동한 10년 이상의 장기계약(CAPN)으로 원전의 생산량·비용·운영위험을 나눈다. 여기에 원전 초과수익을 환수해 전 소비자에게 재분배하는 별도 장치(VNU)를 두어 가계 전가 시비를 완화했다.

    영국은 요금에 부가된 정책비용을 면제하고 망요금 납부액의 60%를 보상하는 방식으로 비용 부담을 완화한다. 영국 철강업계 집계(UK Steel)에 따르면, 실부담 전력가는 2023/24년 MWh당 113파운드에서 2025/26년 59.5파운드까지 내려와 독일·프랑스와의 격차가 14~25%로 좁혀졌다. 지원과 도매가격 안정이 함께 작용한 결과이며, 올해 4월부터는 보상률이 90%로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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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도 매출액 대비 전기사용량(원단위)이 기준을 넘는 전력 다소비 사업자에게 재생에너지 부과금을 최대 80%까지 감면하며, 2025년도부터는 원단위 개선 실적을 심사 요건으로 삼아 조건을 강화했다.
    < 영국 철강업계 실부담 전력가 추이 >


    < 유럽 주요 3국의 에너지집약 산업 전기요금 지원 설계 비교 >
    ‘대기업 특혜’ 논란, 해외는 없었나
    해외도 당연히 특혜 논란이 있었다. 독일의 산업전력요금 구상은 2023년 첫 제안 때 연정 내 이견으로 좌초됐고, 지원에서 빠질 것을 우려한 중견·중소기업 400여 곳은 적용 확대를 요구하며 반발했다. 시행된 지금도 라이프니츠 유럽경제연구센터(ZEW) 등 학계는 선별 지원이 경쟁 질서와 혁신 유인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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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에도 제도가 성립한 것은 반발이 없어서가 아니라, 반발을 설계 안으로 끌어들였기 때문이다. 첫째, 누구를 도울지 정부가 임의로 고르지 않는다. 지원 대상은 EU가 에너지집약도와 무역노출도로 정의한 91개 업종 목록을 따르고, 제도 전체가 EU 국가보조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왜 저 기업만”이라는 자의성 시비가 설 자리가 크게 좁아진다. 둘째, 2026~28년 한시로 기간을 못 박았다. 셋째, 조건을 붙였다. EU 승인 조건에 따라 수혜 기업은 지원액의 절반을 4년 내 탈탄소 투자로 되돌려야 한다. 넷째, 보편 조치를 병행했다. 망요금 보조와 전력세 인하는 특정 기업이 아니라 가계를 포함한 전체 소비자와 60만 개 제조업체에 적용된다.

    프랑스에서 두드러진 논쟁은 산업 특혜 여부보다 계약가격을 둘러싼 EDF와 산업계의 갈등이었다. 산업계는 가격이 너무 높다고 반발했다. 원가 연동과 소비자 환급이 결합된 설계가 지원의 가계 전가 시비 자체를 줄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요컨대 해외에도 형평성 논란과 경쟁 왜곡 경고는 있었다. 다른 것은 귀결이다. 그들은 “지원할 것인가”를 다투는 대신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를 다퉜다. 한국은 그 첫 단계에서 논의가 봉쇄된다. K-스틸법의 빈 조항이 그 증거다.
    특혜가 아니라 국가의 투자가 되게 하려면
    지원이 특혜로 남을지, 국민경제의 이익으로 돌아올지는 지원의 유무가 아니라 설계가 결정한다. 해외 사례에서 추출되는 원칙은 네 가지다.

    첫째, 지원을 전환 투자를 촉진하도록 해야 한다. 독일처럼 지원액의 일정 비율을 기한 내 탈탄소 설비에 재투자하도록 의무화하면, 지원은 기업 이윤이 아니라 국가 탄소중립 목표의 이행 수단으로 귀결된다. 요금감면이 전환을 앞당기는 국가의 공동 투자가 되는 것이다. 한국은 이미 수소환원제철·전기로 전환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안고 있어, 조건을 설계할 재료가 충분하다.

    둘째, 누구를 도울지 정부가 고르지 말아야 한다. EU의 91개 업종 목록처럼, 일본의 원단위(매출액 대비 전기사용량) 지표처럼, 에너지집약도와 무역노출도라는 정량 기준으로 대상을 외부화하면 특정 기업 봐주기라는 시비가 설 자리가 크게 좁아진다. 이런 규범형 설계는 통상 마찰의 소지도 줄인다. 수출실적이 아닌 전력집약도·무역노출도를 기준으로 삼고 상한과 일몰을 두면, 상계조사에서도 정책의 비례성을 설명하기 쉬워진다.

    셋째, 비용을 한전의 손실이나 불투명한 교차보조 속에 숨기지 않아야 한다. 재정·세제·기금·계약 등 수단별로 부담 주체와 가계 영향을 공개하고, 필요하면 상쇄 장치를 병행해야 한다. 수십조 원대 적자를 안은 한전에 지원 재원까지 떠안기는 방식만큼은 피해야 한다.

    넷째, 무엇이 돌아오는지 보여줘야 한다. 에너지 다소비 산업이 이탈할 때 잃는 고용과 연관산업, 세수와 유지될 때의 편익을 정량화해 국민에게 제시하는 것 자체가 설계의 일부다.

    한국의 경로도 이 원칙 위에서 단계적으로 그릴 수 있다. 출발점은 전기요금에 얹혀 있는 전력산업기반기금 부담금(현행 요율 2.7%)이다. 요율 인하는 시행령으로 가능하지만 업종별 감면에는 법 개정이 필요해 같은 방향의 개정안들이 발의돼 있다. 요율 2.7%인 만큼 효과는 제한적인 출발점이다. 다음 단계는 EU 기준을 준용한 에너지집약·무역노출(EITE) 업종 직접 보전의 법제화, 중장기적으로는 전기사업법상 판매·직접거래 제도를 정비한 뒤 프랑스형 원가 연동 장기계약을 검토할 수 있다. 발전원가의 회계분리와 소비자 환급 장치도 선결조건이다.

    맺으며

    전기화와 탄소중립의 시대에 전기요금은 더 이상 공공요금 관리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정책의 변수다. 경쟁국들은 이미 요금표 밖에서 움직이고 있고, 그 격차는 곧 입지의 격차가 된다.
    K-스틸법에서 빠진 것은 전기요금 조항 하나가 아니다. 특혜 논란을 설계로 극복하는 문법이 빠진 것이다. 지원이 기업에만 남으면 그것은 특혜다. 그러나 탄소 전환의 속도로, 산업 기반과 고용의 유지로, 그리고 가계의 몫으로 돌아오게 설계하면 그것은 국가의 투자다. 문제는 지원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지원이 누구에게 남느냐다.

    백철우 덕성여자대학교 국제통상학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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