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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검찰개혁 자문위원장 "진보 개혁 왜 번번이 이 모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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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검찰개혁 자문위원장 "진보 개혁 왜 번번이 이 모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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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을 지낸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5일 검찰개혁을 주도한 진보 진영 내 강경파를 향해 원리주의적 방식으로는 개혁이 성공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진보의 개혁은 왜 번번이 이 모양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지난 1년 동안 검찰개혁 논의의 한복판에서 내 입장을 밝혀 왔다"며 "진보 진영에서 40여 년 가까이 활동해 왔지만, 이번 논의 과정에서 '진보 진영 내 강성 그룹'과 나 사이에 쉽게 건널 수 없는 강이 흐르고 있음을 절감한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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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 "돌이켜보면 내가 싸운 것은 개혁 자체가 아니었다. 강성 진보가 추구하는 개혁의 방식이었다"며 "그들의 원리주의적 개혁 방식으로는 우리 사회를 실질적으로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가게 하기 어렵다"고 했다.

    박 교수는 "강성 진보 진영에서는 어떤 구호나 원칙이 일단 집단의 언어로 받아들여지면 더 이상 토론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며 "그것은 움직일 수 없는 절대 명제가 되고, 거기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배신자라는 낙인이 찍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원칙이 신념으로 굳어지는 순간 유연한 사고는 설 자리를 잃는다"며 "개혁은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을 설득하고 동지로 만들어야 성공할 수 있는데 오히려 스스로 지지 기반을 좁혀 버리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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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개혁 논의 과정에서 제도의 세부 설계가 충분히 검토되지 않았다고도 지적했다. 박 교수는 "원리주의적 개혁은 총론에는 많은 관심을 기울이지만 실제 제도가 작동하는 세부 절차와 디테일에는 상대적으로 무관심하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와 기소의 분리를 끝까지 밀어붙이면 현실에서는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막상 법안을 들여다보면 곳곳에서 절차적 공백과 제도적 모순이 드러난다. 총론은 그럴듯하지만, 각론에서는 허점이 생기는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강성 진보 진영은 '모든 제도는 불완전하다. 문제가 생기면 그때 다시 고치면 된다'고 말한다"며 "그러나 형사절차는 베타버전으로 시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제도가 시행되는 순간 그 결과를 감당해야 하는 것은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에게 '나중에 고치면 된다'는 말은 위로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개혁의 비용과 편익을 함께 따져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박 교수는 "제도는 다수 국민의 행복과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설계돼야 한다"며 "어떤 제도를 채택할 것인지는 반드시 그 비용과 편익을 함께 계산한 뒤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성 진보 진영에는 원칙을 제도화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결국 소수가 원하는 원칙을 위해 다수가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는 논리로 이어진다. 많은 국민이 이런 개혁 방식에 공감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했다.

    내부 이견을 반개혁으로 규정하는 태도도 비판했다. 박 교수는 "이들에게는 원칙에 반대하면 곧 반개혁이고, 반개혁이면 적"이라며 "이런 분위기에서는 자유로운 내부 토론이 이뤄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날과 같은 다원사회에서 사람을 아군과 적군으로만 나누는 정치와 개혁은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며 "개혁은 상대를 제거하는 과정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을 설득하고 포용하는 과정이다. 그 점을 잊는 순간 개혁은 스스로 성공의 가능성을 좁혀 버리게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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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법만으로 개혁이 완성됐다고 여기는 태도도 문제 삼았다. 그는 "강성 진보 진영은 법률만 바꾸면 세상이 바뀐다고 믿는 경향이 강하다"며 "반대가 있더라도 다수 의석으로 법안을 통과시키면 개혁은 완성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입법과 개혁을 혼동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에서 법률을 통과시키는 것은 개혁의 출발점일 뿐 종착점이 아니다"며 "개혁의 성패는 입법 이후 국민이 그 제도를 어떻게 경험하고 평가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입법만으로 개혁이 완성됐다고 믿으면 현실의 부작용을 가볍게 여기게 된다"며 "결국 다시 법을 고치고 또다시 법을 고치는 일이 반복된다. 개혁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같은 자리를 맴도는 '도돌이표 개혁'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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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교수는 "강성 진보 진영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이런 병리적 경향을 극복하지 못하면 우리 사회를 실질적으로 변화시키는 개혁은 성공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개혁에는 원칙이 필요하지만, 원칙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원칙은 현실 속에서 작동해야 하고 국민의 삶 속에서 검증돼야 하며 국민의 공감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혁은 국민의 삶 속에서 비로소 완성된다"며 "지난 1년 동안 개혁 진영이 이것을 깨닫지 못했다면 앞으로 대한민국에서 개혁이란 말을 꺼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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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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