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정치 지형에서 진보층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은 쌍둥이처럼 움직이는 여론의 동반자였다. 각종 현안과 대선 후보 선출 등에서 두 집단은 늘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민주당의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미세한 균열이 관측되고 있다.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진보층 일반은 정청래 후보에게, 정당 정체성이 강한 민주당 지지층은 김민석 후보에게 더 마음을 두면서 ‘진보층’과 ‘당심’이 분화되는 독특한 기류가 포착된 것이다.
여론조사꽃이 지난 17~18일 시행한 민주당 당대표 적합도 조사(전국 유권자 1000명 대상·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 따르면 진보층과 민주당 지지층 사이의 선택이 미묘하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ARS 조사에서 진보층이라고 규정한 응답자 중에서는 정 후보가 28.4%, 김 후보가 27.2%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다.
민주당 지지층 대상 조사에선 김 후보가 46.4%를 얻었다. 정 후보는 29.0%에 그쳐 두 후보 간 격차가 오차범위 밖인 17.4%포인트까지 벌어졌다. 3위인 송영길 후보는 11.3%였다.
동기화해 움직이던 두 집단의 여론이 이처럼 갈라진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념적 진보와 전략적 당심이 분리된 현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조국혁신당과 진보당 지지자 등이 포함된 포괄적 의미의 진보층은 선명성이 높은 정 후보에게 호감을 더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청와대와의 관계를 민감하게 살피는 민주당 지지층은 집권 2년 차를 맞은 이재명 정부의 안정적인 당·청 관계와 정권 후반기 동력 확보를 고려해 초대 국무총리를 지낸 김 후보에게 전략적 선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당권 주자들은 20일 정견 발표에서 자신이 이재명 정부 국정을 뒷받침할 적임자라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 성과를 내는 집권당을 이끌겠다는 점을, 정 후보는 민주당을 단 한 번도 떠난 적이 없다는 점을, 송 후보는 유일하게 광역단체장을 지낸 경력을 근거로 차별화된 리더십을 부각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