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제38-1민사부(고법판사 이지영 황성미 박성윤)는 지난 3일 라이더 A씨가 배달 플랫폼 운영사를 상대로 제기한 해고 무효 및 임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1심을 뒤집고 A씨에 대한 해고가 무효라고 판단하며 미지급 임금 1975만원과 월 293만원의 해고기간 임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배달라이더가 계약 형식상 업무위탁계약을 맺었더라도 실질적으로는 회사의 지휘·감독 아래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했다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에 따라 배달 플랫폼이 ‘해고 사유 서면 통지 의무’를 지키지 않아 근로기준법을 위반했으므로 해고도 무효라고 봤다.
또한 플랫폼 노동의 특성을 고려해 근로기준법을 실질에 맞게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이더는 독립사업자로 고객을 직접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 앱을 통해서만 주문을 수락하고 배달할 수 있었고, 배달료 산정과 지급 방식도 회사가 정한 기준에 따라 결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라이더가 플랫폼 앱을 통해서만 주문을 수락하고 배차와 보수 산정이 회사가 정한 기준에 따라 이뤄졌다고 봤다. 위치확인시스템(GPS) 기반 위치 확인과 배차 통제, 페널티 부과, 근무시간 관리 등을 통해 회사가 업무 수행 전반을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했고, 알고리즘에 따른 배차 구조상 라이더의 업무 결정권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김상민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라이더가 근로자로 폭넓게 인정되면 플랫폼 기업은 근로시간 규제 등 근로기준법상 의무를 부담하게 돼 업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며 “다만 이번 사건은 대법원 판단이 남아 있는 만큼 최종 결론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유진/임민규 기자 magiclam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