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제가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성장하더라도 고용 증가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내총생산(GDP)이 늘어나는 만큼 일자리가 함께 늘어나는 정도를 보여주는 고용 탄력성이 201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수출과 성장률은 개선되지만 일자리 체감은 약할 수 있다는 의미다.5일 뉴스1에 따르면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2.5%로 전망했다. 취업자 증가 폭은 17만명, 증가율은 0.6%로 봤다. 이를 토대로 계산한 고용 탄력성은 0.24 수준이다.
고용 탄력성은 경제 성장에 비해 고용이 얼마나 늘어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경제가 1% 성장할 때 취업자가 얼마나 증가하는지를 나타낸다. 올해 전망치 기준 고용 탄력성 0.24는 2018년 0.13 이후 최저치다.
한국은행 전망을 적용해도 흐름은 비슷하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을 2.6%, 취업자 증가 폭을 18만명으로 제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추정한 고용 탄력성도 0.24 안팎으로 계산된다. 성장률 전망은 높아졌지만 취업자 증가 폭은 그만큼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차이가 더 뚜렷하다. 지난해 고용 탄력성은 0.64였다. 같은 해 취업자 증가율은 0.7%로 올해 전망치와 큰 차이가 없었지만 성장률은 1.1%에 그쳤다. 반면 올해는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성장률 전망이 크게 올라가면서 같은 수준의 취업자 증가율로는 고용 탄력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미 올 1분기 지표에서도 이런 흐름이 나타났다. 1분기 경제 성장률 잠정치는 3.8%를 기록했다. 하지만 고용 증가율은 0.16%에 그쳤다. 이에 따른 고용 탄력성은 0.16으로 집계됐다. 성장률은 높았지만 고용은 거의 늘지 않은 셈이다.
고용 부진은 청년층에서 더 두드러진다. 15~29세 취업자는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모든 기간 작년보다 감소했다.
반도체 산업의 특성도 영향을 미친다. 반도체는 대표적인 자본집약 산업이다. 설비투자 규모는 크지만 생산능력 확대가 곧바로 대규모 채용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반도체 가격 상승·수출 호조가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려도 고용 창출 효과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인공지능(AI) 확산도 성장·고용의 괴리를 키우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기업들이 AI를 활용해 업무 효율화를 추진하면서 신규 채용을 줄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특히 청년층이 많이 진입하는 사무·서비스·초급 직무가 먼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생성형 AI 서비스인 챗GPT가 출시된 2022년 11월 이후 지난해 7월까지 15~29세 청년층 일자리는 약 21만1000개 감소했다. AI가 확산된 시기가 청년 고용 둔화와 맞물렸다는 분석이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