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와 행정부가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한 한국 정부의 조치를 '미국 소유 기업에 대한 차별적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3일 관련 외신에 따르면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 정부가 쿠팡을 의도적으로 겨냥하고 있다며 공식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
미 백악관 당국자는 연방 하원 법사위원회의 쿠팡 관련 보고서에 대한 입장 질의에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 정부가 미국 기술기업들을 차별적인 표적으로 삼는 상황을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떤 합리적 잣대를 적용하더라도 이재명 정부는 쿠팡을 콕 찍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당국자는 "미국 디지털 서비스의 시장 접근 제한을 포함한 불공정 무역 관행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35쪽 분량의 이 보고서는 한국 정부의 규제 공세 이후 쿠팡의 시가총액이 40% 하락하는 등 미국 투자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피해를 줬다고 적시했다.
특히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말 발생한 중국 내 개인정보 유출 장비 회수 과정에 국가정보원이 깊숙이 개입했다는 내용이 공개되기도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정원은 지난해 12월 1일부터 26일까지 약 3주간 쿠팡 측과 230회 이상 통화를 주고받았으며 수차례 대면 회의를 가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원 법사위는 "국정원이 유출 당사자인 전직 직원에게 보낼 이메일의 어조와 구체적인 내용까지 지시하는 등 지침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정원이 쿠팡 측에 이 같은 복구 작전 내용을 경찰 등 다른 정부 기관과 논의하지 말라고 반복해서 함구령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 역시 하원 증언에서 "국정원의 지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면 쿠팡의 한국인 직원이 중국에 가서 사실상 국정원 요원처럼 활동하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즉각 유감의 뜻을 밝히며 전면 반박에 나섰다. 외교부는 해당 보고서가 한국 정부가 그간 설명한 입장이나 사실관계를 배제한 채 쿠팡 측의 일방적인 주장만을 편향되게 반영했다고 짚었다.
국정원 또한 반박 입장문을 통해 "쿠팡에 어떠한 지시를 할 위치에 있지 않으며 실질적인 지시를 한 사실도 없다"며 보고서 내용을 "명백한 허위"라고 밝혔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