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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4755조원 투자…건설부터 소부장까지 '일자리 파급'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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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국가영웅·국민영웅으로 불러드리고 싶다." (이재명 대통령)


    삼성과 SK그룹이 향후 약 10년간 국내에 총 4755조원을 투자하기로 하면서, 산업계에서는 단순한 생산설비 증설을 넘어 건설·장비·소재·부품·물류·서비스업까지 연쇄적으로 고용을 유발하는 '메가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건설부터 소부장까지…수년간 이어지는 고용 사슬


    반도체 팹은 착공부터 양산까지 통상 2~4년이 걸리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건설 초기 단계부터 대규모 인력이 투입되고, 이후 장비 설치와 클린룸 구축, 전기·배관·공조 공사 등 복잡한 공정이 수년간 이어지면서 건설사뿐 아니라 클린룸 시공, 생산장비 설치,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물류업체 등 수백 개 협력사가 동시에 참여하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지역 숙박·외식·운송 등 서비스업까지 수요가 늘면서 고용 효과가 지역경제 전반으로 확산된다. 완공 이후에도 공정 엔지니어, 장비 유지보수, 품질관리, 안전관리 등 상시 인력이 필요하다.

    ◇ 반도체 고용유발계수, 전 산업 평균의 3분의 1 수준

    다만 반도체 산업 자체의 '직접' 고용창출력은 다른 업종에 비해 크지 않다는 점은 유의할 대목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반도체의 고용유발계수는 10억원당 2.0명으로, 전 산업 평균(6.2명) 대비 3분의 1 수준이며 자동차(4.3명)에도 못 미친다. 고용유발계수는 10억원의 재화를 산출할 때 직·간접적으로 창출되는 고용자 수를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낮을수록 성장 대비 고용 효과가 작다는 뜻이다. 자본집약적 산업인 반도체가 경기 회복을 주도할수록 일자리 증가는 상대적으로 제한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계수를 4755조원 전체에 단순 대입하면 이론상 수백만 명 규모의 고용유발효과가 산출된다는 계산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는 투자액 전액이 반도체 산업의 최종수요로만 전환된다고 가정한 이론적 수치일 뿐이다. 실제로 이번 투자에는 로봇·전고체 배터리·AI 데이터센터·조선 등 비(非)반도체 부문 투자도 상당액 포함돼 있어, 반도체 고용유발계수를 전체 금액에 그대로 적용하긴 무리가 있다. 아울러 해외 조달 비중이나 자동화 수준 등도 반영되지 않은 만큼, 실제 고용 효과는 투자 집행 방식과 공급망 구성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 "고용보다 산업구조 변화로 봐야"…엇갈리는 시각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 효과를 단순 고용 숫자보다 산업 구조 변화로 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도체 산업은 자동화 비중이 높아 직접 고용 증가 폭은 제한적이지만, 대신 설계·소재·장비·AI 소프트웨어 등 고부가가치 분야에서 연쇄적인 일자리 창출 효과가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증권가도 이번 투자가 반도체 업계를 넘어 국내 제조업 생태계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내다본다. 메모리 업체는 안정적 생산 거점을 확보하고, 소부장 업체는 중장기 수요처를 넓힐 수 있다는 평가다. 정부와 재계 일각에서도 이번 투자는 팹 단순 증설이 아니라 건설·소부장·데이터센터 등 전후방 산업까지 폭넓게 걸쳐 있어, 과거 반도체 호황기의 '고용 없는 성장' 패턴과는 결이 다를 수 있다는 기대를 내비친다.


    이런 논쟁이 나오는 배경에는 이번 투자 발표 이전부터 감지돼온 '반도체 착시현상'에 대한 경계심이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세 이상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10만8000명 증가하는 데 그쳐 2024년 12월 이후 13개월 만에 최소 증가 폭을 기록했으며, 특히 제조업에서 2만3000명이 줄어 고용 부진이 두드러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이것이 양질의 제조업 일자리 확대로 곧바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이번 4755조원 투자가 이 같은 흐름을 실제로 반전시킬 수 있을지는 향후 집행 과정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 용인·평택 넘어 광주·해남까지…전국 반도체 벨트 확장



    이번 발표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삼성과 SK가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동시에 공식화했다는 점이다. 양사는 서남권에 각각 400조원씩, 총 800조원을 투자해 메모리 팹을 2기씩 총 4기 구축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2655조원 가운데 평택·용인 클러스터 등에 2030조원을 투입하는 한편, 광주에는 신규 반도체 팹을 짓고 디지털 트윈 기반 혁신 허브를 구축한다. 충청권에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디스플레이·배터리 등에, 영남권에는 로봇·전고체 배터리 등에 각각 투자를 배분했다.

    SK그룹은 반도체 생산능력 확장에 1100조원,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1000조원 등 총 2100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용인-청주-서남권을 잇는 AI 메모리 생산벨트 구축을 추진하며, 당초 2045년이던 용인 클러스터 완공 시점을 12년 앞당겨 2033년까지 마치겠다는 목표다.

    ◇ 李 "국민 영웅, 국가 영웅" 정부 지원 약속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 같은 투자 계획을 직접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두 총수에게 "국민 영웅, 국가 영웅"이라 부르며 90도로 허리를 숙여 감사 인사를 전했고, "참으로 감격적인 순간이다. 대한민국 새로운 역사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에 이재용 회장도 이 대통령과 악수하며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화답했다.

    정부도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신속한 원스톱 행정절차를 직접 책임지겠다며 청와대 내 전담팀을 구성해 사업이 끝날 때까지 챙기겠다고 밝혔고, 전력·용수 공급도 반도체특별법에 근거해 정부가 확실히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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