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도쿄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장중 162.41엔까지 치솟았다. 환율이 162엔대를 기록한 것은 플라자합의 직후인 1986년 12월 이후 39년7개월 만이다.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이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시장 개입 의사를 밝혔지만 엔화 약세 흐름은 꺾이지 않았다.
엔화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미국과의 기준금리 차이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케빈 워시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최우선으로 하는 매파적 태도를 보인 것이 달러 강세를 부추겼다”고 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Fed가 0.25%포인트씩 세 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일본에서는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가 약해지고 있다. 일본 정부가 경기 회복을 우선 과제로 내세우며 적극적인 재정 확대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재정 상황에 대한 우려도 금리 추가 인상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일본 정부부채는 1340조엔(약 1경2800조원)가량으로 국내총생산(GDP)의 250% 수준이다. 금리가 오를수록 이자 부담은 커진다.
시바타 히데키 도카이도쿄증권 전략가는 “달러당 162엔이 명확하게 뚫리면 손절매 물량까지 겹쳐 엔화 매도세가 더 확대될 것”이라며 “다음 저지선은 165엔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엔화와 동조화하는 경향이 뚜렷한 원화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4.2원 오른 1549.4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야간 거래 중 1554.7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도쿄=최만수 특파원/심성미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