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6월 22일 10:1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영구자본에 가까운 초장기 자본을 확충하고 있다. 아폴로·KKR·블랙스톤 등은 사모펀드(PEF) 운용사로 출발했지만, 이제는 크레디트·인프라·부동산·사모대출까지 아우르는 종합 자산운용사로 진화했다. 만기에 대한 부담이 줄면서 투자 자산의 종류가 다양해졌다는 분석이다. 영구자본의 배경엔 보험사가 있다. 보험·재보험사가 보유한 보험료 적립금은 수십 년간 운용해야 하는 자본으로, 만기가 7~10년인 PE 펀드 자금보다 운용 기간이 훨씬 길다. 긴 안목의 투자가 용이하고, 엑시트(자금 회수) 시점도 조정이 가능하다.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앞다퉈 보험사나 재보험사를 인수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보험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수십 년 단위의 초장기 자본을 끌어온 사례도 적지 않다. 아폴로·KKR·블랙스톤·칼라일·아레스 등 주요 글로벌 운용사의 영구자본 합산 비중은 2021년 35%에서 2025년 41%로 상승했다.이 같은 아이디어는 워런 버핏의 벅셔해서웨이에서 출발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벅셔는 손해보험·재보험사를 보유해 보험료 수입(플로트)으로 자산에 장기 투자하는 구조를 수십 년간 유지해왔다. 1988년 주주서한에 등장하는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주식 보유 기간은 ‘영원’입니다”라는 문구가 이 회사의 투자 기조를 잘 보여준다. 2000년대 초 아폴로의 마크 로완 등이 벅셔의 모델을 생명보험·연금 등에 적용했다. 벅셔가 손해보험으로 단기 플로트를 활용했다면, 이들은 만기가 더 길고 자금 규모도 큰 생명보험·연금 부채를 끌어와 초장기 자본으로 활용 중이다.
초기에는 아폴로가 2009년 아테네(Athene)에 투자해 자금을 끌어오는 협력 관계였다. 이후 보험사 자금을 활용하는 것을 넘어 아예 보험사를 직접 품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아폴로가 2022년 아테네를 완전히 합병한 것이 전환점이었고, 골드만삭스에서 출발한 글로벌애틀랜틱을 KKR이 2021년 인수해 2024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등 업계 전반으로 확산했다. 글로벌 PEF업계 관계자는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자금 조달부터 운용까지 수직계열화한 회사로 진화하고 있다”며 “국내 시장으로도 이런 흐름이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다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