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동복지전문기관 초록우산(회장 황영기)이 부동산, 주식 등 비현금성 자산을 활용한 맞춤형 기부 모델을 선보이며 자산기부 활성화를 선도하고 있다. 자산기부는 현금이나 현물이 아닌 부동산, 상장 및 비상장 주식, 가상자산, 보험 등을 기부하는 방식이다.
22일 초록우산에 따르면 2026년 6월 기준 자산기부는 총 9건, 금액으로는 약 75억원에 달했다. 부동산 기부가 7건으로 59억원, 주식 기부는 2건으로 16억원 규모다.
초록우산은 올해 한국토지신탁, 기업은행, 교보생명, 삼성생명 등 금융·신탁 기관과 잇달아 업무협약을 맺었다. 부동산 처분 및 관리 역량을 갖춘 신탁사, 폭넓은 고객 접점을 보유한 은행, 유언대용신탁 등 자산승계 설계에 강점을 지닌 보험사와 손잡고 기부자의 자산 특성에 맞는 맞춤형 기부 모델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기부 절차에 대한 부담으로 망설이던 기부자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아파트 기부로 긴급주택·학업공간 마련
자산기부 문의와 실제 사례는 꾸준히 늘고 있다. 서울에 사는 75세 A씨는 올해 열악한 주거 환경의 아동을 위해 써달라며 서울 노원구 소재 빌라를 초록우산에 기부했다. 2024년에는 45세 B씨가 어려운 형편의 아동을 지원해달라며 서울 광진구에 있는 아파트를 기부했다.초록우산은 기부자 의사에 따라 A씨가 기부한 빌라를 위기 가정을 위한 긴급주택으로, B씨가 기부한 아파트를 재능아동을 위한 안정적 학업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초록우산 관계자는 “부동산 기부는 매각 없이도 아동 지원 의지를 실현할 수 있지만 그간 세제·등기 등 절차상 어려움이 따랐다”며 “전문 기관과의 협업 체계를 바탕으로 기부자들이 안정적으로 자산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령화·자산 축적과 맞물려 관심 확대
고령화와 중장년층의 자산 축적이 맞물리며 부동산, 주식 등 비현금성 자산을 사회에 환원하려는 관심도 커지고 있다. 공익법인에 자산을 기부하면 상속세·증여세 등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고액 자산가는 물론 일반 기부자에게도 합리적인 기부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초록우산은 기부자가 자산기부를 보다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자산기부 전용 홈페이지를 새롭게 구축했다. 부동산, 주식, 가상자산 등 다양한 기부 방식과 실제 사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해 기부 절차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자신의 상황에 맞는 기부 방법을 손쉽게 찾을 수 있게 했다.초록우산은 향후 부동산 기부 절차, 신탁 연계 기부 설계, 자산기부 상담, 후원자 예우 체계 등을 정교화해 현금 중심 기부 방식을 자산 전반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정수영 초록우산 자산기금본부장은 “자산기부는 단순한 자산 이동이 아니라 기부자가 평생 일군 가치를 다음 세대에 전하는 귀중한 결심”이라며 “전문 기관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토대로 기부자 한 분 한 분의 뜻이 아동과 아동 가정에 희망찬 내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