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G 시대 오면 구급대원보다 AI가 먼저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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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라톤 대회 도중 한 참가자가 알레르기 쇼크로 쓰러졌다. 스마트워치가 심박수와 위치를 감지해 구조 시스템에 전송하자 인공지능(AI)이 바람 방향, 교통 상황, 드론 파견 가능 여부를 동시에 판단했다. 몇 초 안에 최적의 대응안이 도출됐고 구급대원은 버튼만 눌렀다. 공상과학(SF) 영화 속 장면이 아니다. 6세대(6G) 통신이 상용화되면 가능해지는 일이다.

    패트리크 페르세니우스 에릭슨리서치 6G 총괄(사진)은 최근 스웨덴 스톡홀름 에릭슨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그게 바로 6G”라고 말했다. 그는 2019년부터 에릭슨의 6G 준비 작업을 이끌어 왔다. 페르세니우스 총괄이 설명한 6G의 핵심 기술 중 하나는 통합 센싱·통신(ISAC)이다. 기지국과 단말이 주고받는 전파를 분석해 드론, 차량, 보행자의 위치와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방식이다. 통신망이 단순한 데이터 통로를 넘어 물리 세계를 인식하는 레이더 역할을 겸하게 된다.


    그는 “이때 활용되는 데이터는 구글 같은 외부 플랫폼이 아닌 통신사 자체 데이터”라며 “교통, 기상, 군중 흐름까지 감지할 수 있는 통신사만의 고유 자산이 생긴다”고 말했다. 방산·응급·소방 분야에서 이미 강한 수요가 나타나고 있으며, 현재 표준화 과정에도 본격 편입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역할을 수행하려면 6G는 5G와 근본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설계돼야 한다. 5G까지는 필요한 곳에 AI를 선택적으로 얹는 방식이었다. 6G는 ‘AI 네이티브’를 목표로 한다. 데이터 수집과 관리 체계를 설계 단계부터 AI에 최적화하는 구조다. 페르세니우스 총괄은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를 끊임없이 수집하고 관리하는 인프라가 처음부터 설계에 내재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에릭슨은 AI를 더 낮은 전력과 비용으로 구현하는 방법도 연구 중이다. 일명 ‘뉴로모픽 컴퓨팅’이다. AI가 한번 학습한 내용을 메모리에 저장해 매번 전체 연산을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방식으로 처리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또 단말기 배터리만으로 모든 처리를 감당할 수 없을 경우 일부를 엣지나 데이터센터로 넘기는 분산 컴퓨팅 구조도 함께 개발하고 있다.

    주파수 효율을 높이는 기술도 함께 진화한다. 에릭슨은 6G에서 ‘울트라 린 캐리어’ 방식을 도입한다. 4G가 단말기를 위해 기지국이 끊임없이 신호를 뿌리던 것과 달리 필요할 때만 신호를 내보내 주파수를 훨씬 효율적으로 쓰는 방식이다.

    이 기술은 기존 5G 주파수 위에서 구현할 수 있어 통신사 입장에서 인프라 재활용이 가능하다. 에릭슨은 올해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애플과 이 기술을 공동 시연했다. MWC에 처음 참가한 애플이 에릭슨과 손잡고 6G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분석이다.

    페르세니우스 총괄은 2030년경 6G가 본격적으로 상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삼성·노키아·화웨이·퀄컴·미디어텍 등 600개 이상의 기업과 함께 표준화 작업을 하고 있다. 페르세니우스 총괄은 “6G는 단순히 더 빠른 통신망이 아니다”라며 “피지컬 AI 시대에 물리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잇는 인프라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스톡홀름=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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