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쇼크에 비료값 뛰더니…농업계 뒤흔든 '인간 소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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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쇼크에 비료값 뛰더니…농업계 뒤흔든 '인간 소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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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르무즈 해협 교역 차질로 기존 비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비전통적 비료와 생물학적 농업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공급 불안이 장기화하면서 농가들이 가격보다 안정적인 조달 체계를 우선시하기 시작하면서다.

    22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교역이 수개월 동안 차질을 빚으면서 전통적인 비료 가격이 상승했고, 이를 대체하거나 보완할 수 있는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최근 해협 재개방 기대감으로 비료 가격이 일부 하락했지만 대체 비료 업체들은 농가 문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최대 농업기술 기업 가운데 하나인 신젠타의 제프 로우 최고경영자(CEO)는 FT에 “농민들이 기존 방식과 다른 접근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혁신의 가치를 보여줄 기회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공급망 충격이 단순한 가격 문제가 아니라 농업 생산 방식 전반의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는 의미다.

    프랑스 기업 투피 오가닉스는 발효된 인간 소변을 활용해 토양 내 영양분 흡수를 돕는 박테리아를 배양한다. 이 회사는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수요가 약 20% 증가했다고 밝혔다. 비전통적 비료에 대한 관심은 정책 영역으로도 번지고 있다. 유럽연합(EU) 최대 농업 로비 단체인 코파-코게카는 가축 분뇨 기반 비료 등 대체 비료 사용을 가로막는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비료 가격이 농가 생산비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농민들이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을 최대한 비료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웨스트미들랜즈 지역의 양계 분뇨를 발효해 펠릿 형태 비료로 판매하는 로하스 퍼틸라이저도 변화의 수혜를 보고 있다. 이 회사는 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 구매자들의 관심이 새롭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인간 소변을 비료로 전환하는 영국 스타트업 NPK 리커버리의 루시 벨리브스 운영총괄은 “구매자들이 반드시 저렴한 공급처를 찾는 것은 아니다”라며 “더 회복력 있는 공급망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리스톨에 본사를 둔 NPK 리커버리는 런던 마라톤 등 행사장과 관광지의 퇴비화 화장실에서 소변을 수거한다. 이 시스템은 소변과 분변을 분리 보관하는 방식이다. 회사 측은 인간의 소변에 질소·인·칼륨 등 작물 생육에 필요한 핵심 영양소가 풍부하게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음식물 쓰레기를 지렁이에게 먹여 생성된 분변을 비료로 판매하는 웜가닉스 역시 대체 비료 수요 확대를 체감하고 있다. 창업자인 앤디 발리는 폐기물 처리업체 MY그룹과 협력해 영국 최대 규모의 상업용 지렁이 농장을 조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대체재를 찾으려는 시장의 의지가 분명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변화가 기존 비료의 퇴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농가들은 화학비료를 완전히 대체하기보다 미생물 기반 제품 등 생물학적 처리제를 함께 사용하는 방식으로 효율을 높이고 있다. 이들 제품은 토양 속 영양분 흡수를 촉진하거나 비료 활용도를 높여 투입 대비 생산성을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막시모 토레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농민들이 전통 비료를 완전히 대체하는 기술보다 비료 효율을 높이는 기술을 우선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사태의 핵심 교훈으로 공급망 회복력과 효율성 강화를 꼽으며, 급격한 대체보다 다변화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움직임이 단기적인 가격 급등 대응을 넘어 농업 투입재 공급 구조를 재검토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기존 비료가 여전히 농업 생산의 핵심인 만큼 대체 비료와 생물학적 기술이 어느 수준까지 상용화되고 확산할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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