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 ‘헌혈의 날(6월 14일)’을 맞아 육군 부사관 네명이 수혈이 필요한 소아암·백혈병 환우에게 헌혈증을 기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22일 육군 8기동사단에 따르면, 이 부대 소속인 원기철 원사와 서종민 15사단 원사, 윤현진 15사단 상사, 김덕신 7사단 상사는 지난 19일 서울 마포구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를 방문해 그동안 모은 헌혈증 119장을 전달했다.
소속 부대가 다른 네 사람은 10년 전부터 활동해 온 육군 인권서포터즈를 통해 처음 인연을 맺었다. 군 인권 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정책을 제언하는 것에 의기투합한 이들은 생명 나눔에도 뜻을 모아 응급구조를 뜻하는 숫자 119에 맞춰 헌혈증을 기부하기로 했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나라를 구한다’는 의미를 담아 인권서포터즈 동료들과 헌혈증 기부를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119장 가운데 가장 많은 40장을 낸 원 원사(44)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소중한 친구가 졸음 운전하던 운전사의 트럭에 치였는데 그때 수혈을 제대로 받지 못해 끝내 살리지 못했다”며 “그때부터 다른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데 도움을 주겠다고 결심한 뒤 평소 꾸준히 헌혈해 왔다”고 말했다.
고교 졸업 이후인 2002년 부사관으로 임관한 원 원사는 올해까지 24년간 총 104회 헌혈한 ‘헌혈왕’이다. 이번에 기부한 헌혈증 40장도 2020년부터 약 6년 동안 모았다. 혈액의 모든 성분을 한 번에 채취하는 전혈 헌혈이 1년에 최대 5회만 가능해 혈소판·혈장 등만 따로 뽑는 성분 헌혈도 연 10회가량 이어갔다. 원 원사는 “소아암이나 백혈병 환자들이 대부분 혈소판 기능이 취약한 만큼 이번에 성분 헌혈증을 더 많이 기부했다”고 설명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