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마약초범, 초기 대응이 결과를 바꾼다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뉴스 듣기-

지금 보시는 뉴스를 읽어드립니다.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기고] 마약초범, 초기 대응이 결과를 바꾼다

주요 기사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최근 마약범죄가 특정 계층이나 연예인, 유흥업계 종사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이 여러 사건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 대학생, 직장인, 자영업자, 전문직 종사자 등 평범한 일반인까지 마약사건에 연루되는 사례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해외여행이나 SNS, 텔레그램 등을 통해 비교적 쉽게 마약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되면서 마약범죄의 양상 역시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 상담 현장에서 자주 접하는 사례는 “호기심에 한 번 투약했다”, “지인이 권해서 거절하지 못했다”, “다이어트 약인 줄 알았다”, “해외에서는 합법인 줄 알았다”는 경우들이다. 그러나 마약사건은 당사자의 인식과 달리 매우 무겁게 다뤄지는 범죄이며, 단 한 번의 투약이나 단순 소지만으로도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초범이니 괜찮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는 위험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초기에 자신의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다.

    많은 피의자가 경찰이나 수사기관으로부터 연락을 받으면 당황한 나머지 무조건 부인하거나, 반대로 사실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모든 혐의를 인정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마약사건은 압수물의 존재 여부, 소변·모발 감정 결과, 공범 진술, 텔레그램 및 금융거래 내역 등 다양한 증거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초기 진술과 초기 대응이 향후 재판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휴대전화 포렌식이나 계좌 추적 같은 디지털 증거는 그 수집 절차의 적법성이 사건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


    같은 마약사건이라도 어떤 혐의가, 어떤 증거로 인정되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은 매수, 소지, 투약, 수수, 운반, 알선 등 행위 유형별로 처벌 규정을 달리 두고 있다. 따라서 투약 사실 자체는 다투기 어렵더라도, 함께 기소된 소지나 판매 혐의의 기초가 된 증거가 적법하게 수집되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체포 이후 이뤄진 압수가 영장주의 원칙에 부합하는지, 임의제출이 진정한 의사에 따른 것인지에 따라 일부 혐의의 인정 여부 자체가 달라질 수 있고, 그 결과 적용 법조와 처벌 수위가 근본적으로 바뀌기도 한다. 단순히 혐의를 인정하느냐 부인하느냐의 차원을 넘어, 확보된 증거의 내용과 그 적법성까지 함께 살펴야 하는 이유다.

    초범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선처를 기대하는 것은 위험하다.

    초범이고 투약 횟수가 많지 않으며 재범 위험성이 낮다고 판단되는 경우 집행유예나 치료조건부 선처가 이루어지는 사례도 있다. 그러나 최근 법원은 마약범죄의 사회적 폐해와 재범 가능성을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어, 단순 투약 사건이라도 사건 경위와 범행 전후 정황에 따라 실형이 선고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더구나 집행유예 기간 중의 재범, 누범 가중, 취급한 마약류의 가액에 따른 가중처벌 등 사건마다 결과를 가르는 변수가 적지 않으므로, 초범 여부만으로 결과를 낙관하기보다 자신의 사건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먼저다.


    또한 마약사건에서는 수사 초기부터 양형 요소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약 의지와 재범 방지를 위한 노력, 가족관계와 사회적 유대관계, 치료 의사, 상담 및 재활 프로그램 참여 여부 등은 향후 재판 과정에서 중요한 참작 사유가 된다. 같은 마약사건이라도 본인의 투약 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소량 거래와 영리 목적의 조직적 유통은 그 비난가능성에서 분명히 구별되어야 한다. 반대로 증거인멸을 시도하거나 공범에게 허위 진술을 부탁하는 행위는 오히려 불리한 사정으로 작용한다.


    마약사건은 일반 형사사건과 달리 중독성과 재범 가능성이라는 특수성이 존재한다. 따라서 단순히 혐의를 인정하거나 부인하는 차원을 넘어, 자신의 행위가 법적으로 어떻게 평가되는지, 어떤 증거가 어떻게 확보되어 있는지, 앞으로 어떤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지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반드시 필요하다.

    황세영 법무법인 세담 변호사는 “마약사건은 초기 진술과 증거 대응이 사건의 방향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며 “수사기관의 연락을 받았거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 마약사건에 연루됐다고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섣부른 판단보다는 사실관계와 증거를 면밀히 검토한 뒤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글 법무법인 세담 황세영 변호사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