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자상거래 업계 출신 기업인이 루게릭병으로 알려진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 말기 상태에서도 하루 12시간씩 치료제 개발에 매달리고 있다. 몸을 움직이거나 말하는 것조차 어려운 상태지만 눈동자 움직임으로 컴퓨터를 조작하면서 남은 시간을 ALS 치료법을 찾는 데 쏟고 있다.21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JD닷컴 전 부사장 차이레이(48)는 7년째 ALS와 싸우고 있다. ALS는 운동신경세포를 점진적으로 공격하는 희귀 난치성 질환이다. 병세가 진행되면 근육을 움직이는 기능이 약해지고 말하기와 호흡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본 기능도 점차 어려워진다.
차이레이의 상태는 최근 말기에 가까운 수준으로 악화됐다. 이제는 몸을 움직이거나 말을 할 수 없어 눈동자 추적 기술을 이용해 컴퓨터에 글자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소통하고 있다.
그런데도 차이레이는 하루 12시간씩 일하는 중이다. 자신에게 남은 시간을 ALS 치료제 개발을 앞당기는 데 쓰고 있는 것. 병상에 누운 환자에 머무르지 않고 치료법을 찾기 위한 프로젝트의 당사자로 활약하고 있다.
차이레이도 멈추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죽음만이 나를 멈출 수 있다"고 말했다. 병세가 더 악화되더라도 ALS 치료제 개발을 향한 싸움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위험한 고비도 여러 차례 넘겼다. 차이레이의 보조인은 중국 매체 이탸오를 통해 그가 여러 차례 생사를 넘나드는 상황을 겪었다고 전했다. 한 번은 가래가 목을 막아 약 1분간 숨을 쉬지 못한 적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차이레이는 작은 움직임에도 여러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 차이레이가 의자에서 일어나거나 침대로 돌아가려면 돌봄 인력 4명이 필요한 상황. 오랜 시간 앉아 있으면 근육 위축으로 통증과 저림도 나타난다.
차이레이는 "가장 어두운 밤에도 신념이 먼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미 말기 단계에 들어선 몸으로도 연구와 치료제 개발을 놓지 않는 이유다.
차이레이는 "내가 원하는 것은 모든 환자가 살아남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환자에게만 효과가 있는 치료법이 아니라 ALS 환자 전체의 생존 가능성을 넓히는 것이 그의 목표다.
차이레이의 사연은 난치병 치료를 향한 환자 당사자의 집념을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SCMP는 차이레이가 남은 시간을 치료법 개발 속도를 높이는 데 바치고 있다고 전했다. 질병은 그의 몸을 사실상 멈춰 세웠지만 그는 자신이 가진 기술과 신념에 기대 연구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