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계기로 한국식 ‘뽀글이 파마’가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때를 기회로 삼아 글로벌 시장에 도전할 겁니다.”미용 전문기업 일진코스메틱의 유승우 대표(사진)는 지난 19일 서울 노고산동 본사에서 한 인터뷰에서 “케론 시스테인은 반세기 동안 미용 현장에서 검증된 제품”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일진코스메틱은 올해 출시 50년을 맞은 국산 파마약 ‘케론 시스테인’을 개발한 회사다. 미용실에 판매하는 자체 헤어 브랜드 ‘IJP’를 주력제품으로 판매해왔다. 앞으로는 화장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자개발생산(ODM) 사업을 키워 글로벌 뷰티 제조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 회사는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가 선정한 ‘2025년 명문장수기업’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케론 시스테인은 1976년 처음 출시된 후 전국 미용실로 확산하며 국내 파마약 시장 대중화를 이끌었다. 일진코스메틱 창업주인 고(故) 유동진 회장은 10여 년간 파마약을 연구한 끝에 모발 단백질 성분인 시스테인을 활용한 펌제를 개발했다. 머릿결 손상을 줄이면서 컬 유지력을 높인 점이 미용 현장에서 입소문을 탔다.
판매 실적도 이례적이다. 케론 시스테인은 1996년에 1100만 개가 팔렸다. 유 대표는 “현재도 매년 약 100만 개씩 팔리고 있고 누적 판매량이 2억개”라며 “유행이 빠르게 바뀌는 뷰티 시장에서 단일 제품이 반세기 가까이 판매를 이어가는 사례는 드물다”고 말했다.
일진코스메틱은 장수 브랜드를 발판 삼아 사업 구조를 바꾸고 있다. 기존에는 미용실 판매용 자체 헤어 브랜드 사업이 주력이었는데 최근에는 화장품 OEM·ODM 제조 역량을 강화하며 스킨케어, 보디케어, 기능성 화장품으로 제품군을 확장했다. 유 대표는 “연간 840종 이상의 제품을 제조할 수 있는 생산 체계를 갖췄다”고 강조했다.
실적도 오름세를 보였다. 2015년 100억원 미만이던 매출은 지난해 408억원으로 뛰었다. 해외 시장은 미국과 일본을 우선 공략키로 했다. 유 대표는 “한국 뷰티 제품은 트렌드 대응 속도와 품질 경쟁력을 동시에 갖췄다”며 “오랜 헤어 연구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고객사가 원하는 제품을 빠르게 개발·생산해 차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철오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