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오전 11시 서울 시내 한 맥도날드 매장. 점심시간을 앞두고 키오스크 앞에 선 손님들이 직원에게 잇따라 같은 질문을 던졌다. “월드컵 컵 아직 있나요?” “손흥민 컵은 안 들어오나요?” 직원은 “월드컵 세트는 이미 품절됐고, 재입고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매장 메뉴판에서도 월드컵 세트는 사라진 상태였다. 한정판 컵을 받기 위해 매장을 찾았다가 발길을 돌리는 손님도 적지 않았다.
맥도날드가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을 기념해 선보인 한정판 ‘월드컵 세트’가 국내에서 출시 닷새 만에 완판됐다. 세트에 포함된 축구 스타 한정컵 수요가 몰린 데다, 한국 판매분에서 제외된 ‘손흥민컵’이 중고거래 시장에서 10배가량 웃돈에 거래되며 품귀 현상까지 빚고 있다.

21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한국맥도날드가 지난 11일 출시한 월드컵 세트는 전국 매장에서 모두 판매 종료됐다. 월드컵 세트는 빅맥, 후렌치 후라이(M), 콜라(M)에 한정판 기념컵 1개를 무작위로 제공하는 구성이다. 가격은 8900원이었다. 출시 닷새 만에 준비된 컵 물량 수만 개가 모두 소진되면서 세트 판매도 중단됐다.

이번 한정컵은 맥도날드가 월드컵 공식 스폰서 자격으로 전 세계 매장에서 선보인 굿즈다. 데이비드 베컴, 티에리 앙리, 호나우지뉴 등 은퇴한 축구 스타와 크리스천 풀리식, 알폰소 데이비스, 산티아고 히메네스, 라민 야말, 손흥민 등 현역 선수가 컵 디자인에 담겼다. 맥도날드 캐릭터 그리머스 컵도 포함됐다.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은 손흥민컵에 쏠렸다. 해외 일부 국가에서는 손흥민이 그려진 컵이 판매됐지만, 한국 출시분에서는 제외됐기 때문이다. 손흥민이 현재 국내 식음료·외식 브랜드 광고 모델로 활동하고 있어 동종 업종 광고 계약 문제가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손흥민은 도미노피자, 롯데웰푸드 월드콘, 하이트진로 테라, 메가커피 등 주요 식음료 브랜드 모델로 활동해왔다.
한국에서 구할 수 없는 손흥민컵은 중고거래 시장으로 흘러들었다. 당근 등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해외 맥도날드 매장에서 구입한 손흥민컵을 8만~9만원에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국내 월드컵 세트 가격이 8900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컵 하나에 약 10배의 프리미엄이 붙은 셈이다.

한국맥도날드는 월드컵 세트 2차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출시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손흥민컵이 2차 출시분에 포함될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월드컵 세트는 전국 매장에서 완판됐다”며 “2차 출시 일정과 손흥민컵 포함 여부는 미정이고, 이달 중 손흥민컵이 국내에 나오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월드컵 응원 열기가 외식업계 소비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 12일 체코전에서 2대1 역전승을 거둔 데 이어 19일 멕시코전에서는 0대1로 패했다. 경기 결과와 별개로 월드컵 기간 한정판 굿즈와 응원 먹거리 수요는 이어지고 있다. 외식업계는 대표팀의 남은 경기 일정에 맞춰 할인 행사와 한정판 상품 출시를 이어갈 계획이다.

유행은 빠르게 번지지만 그 이면은 쉽게 보이지 않습니다. ‘트렌드워치’는 뜨는 소비 트렌드 뒤에 숨은 업계의 전략과 시장의 변화를 추적합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