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대는 왜 '관악산'을 오르는 걸까? [더 라이프이스트-정인호의 통섭의 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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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대는 왜 '관악산'을 오르는 걸까? [더 라이프이스트-정인호의 통섭의 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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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MZ(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행운을 스스로 끌어오려는 ‘럭키 맥싱(Lucky Maxing)’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 럭키 맥싱은 행운(Lucky)을 극대화(Maxing)한다는 의미로, 우연히 좋은 일이 생기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자신에게 긍정적인 흐름을 만들기 위해 의도적으로 행동하는 새로운 문화다. 좋은 장소를 찾아가고, 좋은 기운을 받는다고 알려진 공간을 방문하고, 자신만의 행운 루틴을 만드는 것. 과거에는 이런 행동을 단순한 미신이나 재미 정도로 여겼지만 이제는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대표적 사례가 관악산이다.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최근 관악산의 달라진 분위기를 느꼈을 것이다. 올해 들어 관악산을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북한산에 비해 관심이 덜했던 관악산이 갑자기 젊은 세대가 찾는 새로운 공간으로 떠오른 것이다. 관악산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올 1월 한 방송에 출연한 역술인은 "관악산은 정기가 좋은 곳이다. 누구나 가면 좋은 에너지를 받을 수 있다"거나 "같은 소원을 세 번 빌면 이뤄진다는 이야기가 있다" 등의 말을 했다. 정기, 소원, 좋은 에너지 같은 내용은 과학적 검증이 어렵다. 흥미로운 것은 사람들이 이 말의 진위 여부를 따지기보다 실제로 움직였다는 사실이다. 방송 이후 관악산 관련 언급량은 급증해 오랫동안 수도권 등산의 대표 브랜드였던 북한산 수준까지 빠르게 올라섰다.

    왜 사람들은 이런 이야기에 반응했을까? 많은 사람들은 이런 현상을 보며 "요즘 사람들이 불안해서 미신을 믿는 것 아니냐"고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현상을 조금 더 깊게 들여다보면 다른 모습이 보인다. 사람들은 단순히 행운을 사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을 이해하고,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이해하고 싶어한다.


    생각해보면 MBTI 열풍도 같은 맥락이다. 많은 사람들이 MBTI를 놀이처럼 소비했지만 그 이면에는 더 본질적인 질문이 있었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왜 이런 선택을 하는가?", "나는 어떤 환경에서 가장 행복한가?" 같은. 결국 사람들은 MBTI를 통해 성격 유형을 확인하려 했던 것이 아니라 자신을 설명할 언어를 찾고 있었던 것이다.

    최근에는 관심이 사주와 운세로 이동하고 있다. MBTI가 나 자신을 설명해 주는 도구라면, 사주와 운세는 나를 둘러싼 흐름과 환경까지 함께 설명해 준다. 마찬가지로 사주가 맞느냐, 틀리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왜 사람들이 그것을 찾고 있는가'가 중요하다. 사람들은 미래를 맞히고 싶은 것이 아니라 불확실한 현실 속에서 자신이 어디에 서 있는지 이해하고 싶어한다. 자신을 이해하고, 환경을 해석하고, 흔들리지 않을 기준을 찾고 싶은 것이다.

    관악산 열풍 역시 같은 흐름으로 읽을 수 있다. 사람들이 관악산에서 찾은 것은 등산 자체가 아니다. 좋은 기운, 좋은 에너지, 새로운 시작에 대한 감각이다. 다시 말해 자신을 좋은 상태로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이다.

    이러한 변화는 인공지능(AI) 시대와도 깊이 연결되어 있다. AI는 점점 더 인간처럼 사고한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대화하고, 정보를 분석한다. 과거 인간만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던 지적 능력 상당 부분이 AI에 의해 대체되고 있다. 반면 인간은 오히려 점점 더 인간적인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최근 '마음', '기분', '기운', '에너지' 같은 단어의 사용 빈도가 늘어나는 것도 같은 이유다. 과거에는 다소 모호하고 비과학적인 표현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자신의 상태를 설명하는 중요한 언어가 되고 있다. "오늘 기분이 좋지 않다.", "요즘 기운이 떨어진다.", "이 공간은 나와 잘 맞는다." 이런 표현들은 단순한 감정 표현이 아니다. 복잡한 내면 상태를 설명하는 새로운 언어인 셈이다.

    AI가 발전할수록 사람들은 더욱 자신의 상태에 관심을 갖게 된다. 미래를 확신할 수 없는 시대일수록 사람들은 외부를 통제하기보다 자신을 관리하려 한다.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성공이 아니라 상태다. 좋은 상태로 살아가는 것, 좋은 기분을 유지하는 것, 무너지지 않는 마음을 갖는 것. 최근의 관악산 열풍은 바로 그 욕구가 만들어낸 상징적 장면이라 할 수 있다.


    <한경닷컴 The Lifeist> 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경영평론가(ijeong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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