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100%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들고 있는 9.65%의 잔여 지분을 사들이는 절차가 임박했다는 관측이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와 연합뉴스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곧 이사회를 열어 이 지분 인수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거래 규모는 3억2500만달러, 우리 돈으로 약 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구도는 현대차 28%, 기아 17.2%, 현대모비스 11.3%, 현대글로비스 11.25%,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22.6%, 소프트뱅크 9.65%로 짜여 있다.
이번 거래의 배경에는 2021년 6월 체결한 계약 조건이 있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소프트뱅크로부터 지분을 사들이면서, 정해진 기한 안에 기업공개(IPO)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소프트뱅크가 잔여 지분을 팔 수 있는 풋옵션을, 현대차그룹 쪽엔 그 지분을 살 수 있는 콜옵션을 각각 부여하는 조항을 넣었다.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은 21일부터 30일간이며, 이 시한이 지나면 콜옵션 차례로 넘어가는 구조다. 다만 업계에서는 소프트뱅크의 풋옵션 행사 여부와 상관없이 결국 현대차그룹이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지분 인수에 힘이 실리는 배경에는 회사 가치의 급등이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현대차그룹도 2028년 양산을 목표로 관련 사업 보폭을 넓히고 있다. 피지컬 인공지능(AI) 시장이 빠르게 커지는 가운데 회사 몸값도 함께 뛰면서 시장에서 보는 현재 기업가치는 30조원을 넘어선다. 2021년 인수 당시 매겨졌던 가치(11억달러, 약 1조2482억원)와 비교하면 24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현대차그룹은 2027~2028년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점쳐진다. 상장 시점엔 기업가치가 한층 더 뛸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22.6%의 지분을 쥔 정의선 회장에게도 이번 거래는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그룹 계열사 지분 상속 과정에 쓸 자금을 마련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