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과로로 입원하면서 지도부 거취 문제를 둘러싼 당내 공방이 일시적으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다만 사퇴론을 제기해온 의원들은 건강 회복을 우선 언급하면서도 지도부 교체 필요성에는 물러서지 않았다.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장 대표는 전날 의료진 권고에 따라 입원해 정밀검사를 받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연초 단식과 지방선거 유세, 투표용지 부족 사태 대응 과정에서 누적된 피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도부 총사퇴를 공개 제안한 친한(친한동훈)계 우재준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원인으로 여러 가지 스트레스 등을 이야기하시니까 저도 죄송스럽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해서 오늘은 이따 전화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다만 거취 문제와 관련해서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우 의원은 "우리 지도부의 역할이 실질적으로 끝났다고 생각한다"며 "다음 주요 선거를 위해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적절한 시기에 사퇴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대가 있는 상황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소장파로 분류되는 김재섭 의원도 SBS라디오에서 건강 회복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의원총회 때도 얼굴을 봤는데 확실히 안색이 예전보다 좋지 않았다"며 "정치보다도 건강을 먼저 챙기셔야 하니 건강을 잘 관리하고 나서 그다음에 정치적인 것들을 이어가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장 대표 거취 문제는 어디에서 이야기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분위기가 (사퇴해야 한다는 쪽으로) 많이 바뀌었다"며 "장 대표의 리더십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당권파를 향해 "갈수록 정치적 공간이 좁아지는 건 사실"이라고 압박했다.
반면 당권파는 사퇴론에 선을 그었다. 조광한 최고위원은 KBS라디오에서 "단식 후유증이 꽤 있다고 본다"며 건강 문제를 언급한 뒤 "여의도 정치 패턴에 익숙한 분들은 장 대표가 보여주는 리더십이 조금 불편할 수도 있다"며 "그런데 정치 좀 해본 분들은 장 대표가 물러나야 한다는 명분을 못 찾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장 대표 취임 후 20만~30만명의 책임당원이 늘어났다"며 "선거에서 완전히 참패했다든지, 대표로서의 직무 수행에 중대한 도덕적 하자가 있는 게 아니고서는 계속해서 똑같은 사퇴 요구를 앵무새처럼 떠드는 건 정치적 미숙아"라고 주장했다.
한편 당내에서는 사퇴론 자체에 공감하면서도 시기와 방식은 장 대표에게 맡겨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유영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당분간 사퇴 공방을 자제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선거에서 지면 지도부가 책임지는 것은 무리한 건 아니다"며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책임지는 방법과 시기는 맡겨놔도 된다고 생각하는 게 다를 뿐"이라며 "장 대표가 퇴원할 때까지라도 사퇴 이야기는 잠시 접어두자"고 했다. 이어 "적절한 시점에 현명하게 처신하리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