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성장 중견기업 300곳에 내년까지 4조원의 맞춤형 지원에 나섰다. 중소기업이 받는 금융 혜택에선 제외되고 대기업까지는 갈 길이 먼 중견기업들에 성장 사다리를 놓는다는 구상이다.
◇ 최대 300억까지 대출
17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2023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라이징리더스 300을 통해 225개 기업이 총 2조116억원의 우대 금융을 지원받았다. 라이징리더스 300은 초기 중견기업의 자금 공백을 메우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산업통상부와 함께 해외 진출, 에너지 절약, 신기술 개발, 디지털 전환 분야에서 성장 가능성이 큰 중견기업을 선발해 우대금리 대출과 수출·디지털 전환 컨설팅 등을 함께 제공한다. 올 상반기 선정 기업은 35곳으로, 전년 동기 32곳보다 3곳 늘었다.
선정 기업은 ‘우량중견특별대출’을 통해 최대 300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최고 연 1.5%포인트의 우대금리도 적용된다. 해외 수출과 디지털 전환 관련 컨설팅도 받을 수 있다. 올해 신청 기업부터는 우리은행 기업승계지원센터와 연계해 세무·회계·가업승계 컨설팅을 받을지도 선택할 수 있다.실제 라이징리더스 300을 통해 지원을 받은 기업들은 대규모 투자와 해외 진출 과정에서 자금 조달 부담을 덜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의류 제조업체 A사는 빠르게 바뀌는 패션 시장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자체 연구센터 설립을 추진했지만 대규모 자금 마련이 부담이었다. 이 회사는 라이징리더스 300을 통해 300억원을 조달해 센터를 짓고 연구 인력을 확보했다. A사 대표는 “자체 연구센터를 설립해 디자인부터 제조까지 아우르는 종합 의류기업으로 거듭났다”고 말했다. 폐기물 처리 사업을 하는 B사도 이 사업을 통해 20억원을 지원받아 설비 투자에 나섰다. 해외 판로를 찾기 위한 컨설팅도 함께 받았다. B사 대표는 “설비를 마련하고 해외 진출 전략까지 검토하면서 다음 성장 단계를 준비할 수 있었다”고 했다.
◇ 성장 단계별 지원
중견기업 지원 필요성이 커지는 것은 성장 단계와 지원 체계 사이의 간극 때문이다. 중견기업은 중소기업보다 규모가 크지만 대기업 기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도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면 세액공제와 정책금융 등 100여 종의 지원 혜택이 줄어든다.이런 공백을 메우기 위해 우리은행은 중견기업 금융 지원을 기업금융의 주요 축으로 키우고 있다. 우리은행은 2023년 3월 조직 개편을 통해 기업투자금융부문을 신설한 뒤 중견기업 대상 기업금융과 글로벌 연계사업을 확대해왔다. 라이징리더스 300는 우리금융그룹이 2030년까지 생산적 금융 분야에 73조원을 투입하겠다는 전략에도 포함돼 있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중견기업은 우리 경제의 허리이자 미래 성장동력”이라며 “기업이 몸집을 키우는 데 필요한 금융과 컨설팅으로 성장 기업의 도약을 돕는 생산적 금융에 힘쓸 것”이라고 했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