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6월 17일 16:1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회계기본법과 지방자치법, 공인회계사법 등 3대 핵심 입법 과제를 반드시 완수하겠습니다.”
최운열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사진)은 17일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회계의 공공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고 공인회계사의 공적 역할과 사회적 책임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이날 열린 제72회 한공회 정기총회에서 제48대 회장으로 연임했다. 임기는 2년이다.
○“세무사회장, 만나 상생 논의하자“
3대 입법 과제 중 회계기본법은 부처별·법인형태별로 분산된 회계 기준을 하나로 통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지방자치법 개정안은 지방자치단체 결산 검사 시 공인회계사의 감사를 의무화하는 법안이며, 공인회계사법 개정안은 회계사의 공적 역할과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고 실무지원 체계를 정비하는 내용이다.
최 회장은 특히 지방자치법 개정안을 두고 격돌하고 있는 한국세무사회에 대해 공식적인 만남을 제안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소위에는 지자체 결산 검사 시 외부 회계감사를 의무화하는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여야 공동 발의로 올라갔으나, 세무사회 등의 반발로 보류된 바 있다.
최 회장은 “법과 원칙이 허용하는 테두리 안에서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한국세무사회장에게 공식적으로 만남을 제안한다”며 “양 단체가 실무팀을 꾸려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합의점을 찾아가자”고 말했다. 이어 “회계기본법 역시 회계사의 밥그릇을 넓히는 법이 아니라, 10년 후 한국 사회가 투명해지기 위해 반드시 깔아야 하는 고속도로와 같은 인프라”라고 강조했다.
회계법인 간의 저가 수임 경쟁과 이로 인한 감사 품질 저하 문제도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로 꼽았다. 최 회장은 “최근 주기적 지정제가 끝나는 시기와 맞물려 회계법인 간 과당 경쟁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며 “이로 인한 감사 품질 저하는 최근 주식시장 활황의 기반이 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조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일”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상식 밖의 저가 수임을 일삼는 경우 아예 감사인 자격을 박탈하는 방안까지 정부에 제안하는 등 덤핑 수임 문화를 반드시 뿌리뽑기 위한 강도 높은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지정 회계사 근본적 해결책 고민"
매년 반복되는 미지정 회계사(실무수습 미지정) 문제 해결을 위해선 선발 인원 축소가 필요하다고 봤다. 국내 경제 규모 등을 고려하면 연간 700~800명 수준이 적정 합격자 수라는 연구 결과도 소개했다.
최 회장은 “AI 대변혁으로 단순 반복 업무가 빠르게 대체되고 있어 시장이 요구하는 것은 숙련된 회계사뿐이지만, 신입 회계사를 육성할 의무도 있다”며 “이러한 시장 상황이 정부의 선발 인원 산정에 반영되도록 합리적 대안을 지속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AI 도입에 따른 회계사 직업 소멸론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AI와 회계사의 관계는 소멸이 아닌 질적 전환의 문제”라며 “단순 반복적인 작업은 AI에게 넘겨 효율성을 높이되, 복잡한 가치 판단과 윤리적 의사결정은 결국 회계사의 고유 영역으로 남을 것인 만큼 회계산업의 고도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번 임기 동안 비영리·공공부문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갖춘 지역공인회계사회와 지역투명성위원회를 중심으로 지역사회와의 소통도 확대할 방침이다. 최 회장은 “지속가능성(ESG) 공시와 인증 분야 역시 꾸준한 연구와 선제적인 제도 정비를 통해 최고의 전문성을 인정받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