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쁜 일상 속에서 주중에 못 잔 잠을 주말에 한꺼번에 몰아서 자는 것으로 보충하려는 현대인이 많다. 하지만 만성적인 '수면 부족을 주말에 해소하려 하지말고 가능하면 잠을 설친 '바로 다음날' 곧바로 갚아야 조기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카이스트 출신 국제 수면코치 전문가 김소정 녹트리서치 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수면 보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평일에 못 잔 잠을 주말에 늦잠으로 보충하면 안 된다"며 "잠을 못 잤다면 다음날 취침 시간을 당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상 시간은 고정해야 한다. 어젯밤 5시간밖에 못잤다면 다음날 30분에서 1시간 전부터 잘 준비를 하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주말에 밀린 잠을 자면 된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빌린 돈 빨리 갚듯이 잠 부채도 주말까지 미루지 말고 다음날 바로 갚아라"며 "잠이 부족한 채로 버티면 사망 위험이 1.4배나 높다"고 영국 연구 결과를 인용했다.
국제 공동 연구팀이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한 최신 연구에 따르면,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등록된 성인 8만5618명의 실제 수면 데이터를 8년간 정밀 추적한 결과 수면 부족을 방치할 경우 전체 사망 위험이 최대 1.42배까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개인별 패턴에 따른 '필요 수면량'을 기준으로 수면 제한 상태와 이후 잠을 더 잔 '회복 수면'의 타이밍을 분석했다. 그 결과, 평소 필요량보다 3.5시간 이상 잠을 적게 잔 뒤 부족한 잠을 보충하지 않은 채 방치한 그룹은 규칙적으로 적정 수면을 취한 사람들에 비해 전체 사망 위험이 42%나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2.5~3.5시간 정도 덜 자고 보충하지 않은 그룹 역시 사망 위험이 15% 높았다.
주목할 점은 수면을 보충하는 '타이밍'이다. 전날 잠을 제대로 못 잤더라도, 주말까지 기다리지 않고 그다음 날이나 직후 회복 기간에 평소 필요량보다 잠을 더 자서 보충한 사람은 사망 위험률이 정상 수준으로 완화됐다.
이는 평일 내내 만성적인 수면 부족에 시달리다가 주말에 하루 종일 누워 있는 이른바 '주말 몰아 자기'가 신체 회복에 면죄부가 되지 못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주중에 누적된 수면 부채를 제때 갚지 않고 주말까지 미루는 패턴 자체가 이미 신체 세포와 심혈관계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평일에 못 잔 잠을 주말에 몰아 자는 습관은 오히려 생체 리듬을 깨뜨려 월요병을 악화시키고 만성 피로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야근이나 회식 등으로 잠을 설쳤다면 주말까지 부채를 넘기지 말고, 가급적 '바로 다음날' 밤에 1~2시간 일찍 잠자리에 들거나 낮 시간에 20분 안팎의 짧은 낮잠을 통해 수면 부채를 즉각적으로 청산하라고 권고했다.
특히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해 전 연령대 중 실제 수면시간이 7시간40분으로 가장 짧은 국내 50대 중장년층 직장인의 경우, 이런 만성 수면 부채 패턴에 노출될 위험이 높아 일상적인 '익일 수면 보충' 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