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팡과 네이버 등 오픈마켓 사업자들이 소비자 개인정보 보호 책임을 면책하는 불공정 약관을 시정하기로 했다. 지난해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때 '방탄 약관'으로 논란이 됐던 조항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쿠팡과 네이버, 컬리, SSG닷컴, 지마켓 등 7개 오픈마켓 사업자의 서비스 이용약관을 조사해 11개 유형의 불공정 약관 조항을 사업자 자진시정 방식으로 바꾸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공정위는 우선 성명과 연락처, 결제 정보 등 소비자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관해야 할 의무가 있는 사업자들의 면책 조항을 손보기로 했다.
쿠팡은 '바이러스, 스파이웨어 등 악성 프로그램으로 인한 손해엔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조항을 약관에 넣어 개인정보 관리 책임을 피해왔다. 이 조항은 지난해 개인정보 유출 사태 때 쿠팡이 책임을 회피하려는 목적으로 삽입한 불공정 약관이라는 논란을 낳았다. G마켓은 '회사의 고의 또는 과실과 무관하게 개인정보가 침해된 경우 회사는 책임을 지지 앟는다'는 조항을 약관에 기재했다. 공정위는 이런 조항은 사업자가 부담해야 할 보안 관련 위험을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전가하는 부당한 조항이라고 판단하고, 이를 시정하도록 했다.
이용자 동의 없이 결제 방식 등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는 조항도 손본다. '지정된 결제수단으로 결제가 실패할 경우 회사가 결제수단을 변경해 결제할 수 있다'는 쿠팡의 조항이 문제가 됐다. 회원탈퇴에 따른 불이익을 강제한 쿠팡의 조항도 심사에 걸렸다. 쿠팡은 '회원탈퇴 시 소진되지 않은 쿠팡캐시 등에 대한 권리를 포기한 것으로 간주하고, 탈퇴와 동시에 전부 소멸한다'는 내용을 약관에 넣어놨다. 쿠팡은 5년 전부터 이 약관을 통해 무상 지급된 쿠팡캐시뿐 아니라 소비자가 유상으로 구입한 쿠페이머니 등에 대한 권리도 탈퇴 시 소멸 조치해왔다.
입점업체의 판매대금 정산을 부당하게 보류하는 조항도 시정 대상에 포함됐다. 11번가는 약관을 통해 '판매자와 소비자간 분쟁이 해결될 때까지 환급이나 정산을 보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정위는 플랫폼 사업자가 자의적인 판단으로 대금 정산을 보류하는 건 부당하다고 봤다.
공정위는 이번 약관 심사를 통해 총 4개 분야 11개 유형의 불공정 약관 조항을 규정했다. 쿠팡은 9개 유형의 불공정 조항이 이용약관에서 발견됐다. 7개 업체 중 가장 많았다. 컬리가 7개로 뒤를 이었다.
오픈마켓 사업자들은 공정위가 지적한 약관 조항을 자진시정하기로 결정했다. 약관 개정 절차를 밟아 이르면 다음달 초까지 개정 작업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