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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집값 대형보다 7000만원 비싸"…'기현상' 벌어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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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집값 대형보다 7000만원 비싸"…'기현상' 벌어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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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주요 지역에서 같은 아파트 단지의 중소형 면적 집값이 대형을 앞지르는 이상 현상이 잇따르고 있다. 정부가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를 구매할 때 지원하는 저금리 신생아 특례대출이 면적 간 집값 역전의 원인으로 꼽힌다. 정책대출, 분양가격 통제 같은 시장 개입 정책이 부동산시장을 왜곡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6일 경기 용인 수지구 상현동 만현마을쌍용1차 전용면적 75㎡(3층)가 8억25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단지에서 면적이 두 배가량 더 넓은 전용 143㎡(8층)는 지난 2월 7억5300만원에 매매 계약이 이뤄졌다. 중소형이 대형보다 10%(7200만원) 비싸게 거래된 것이다.


    수원 영통구 하동 광교더포레스트는 지난달 전용 74㎡가 9억원, 전용 101㎡는 8억9500만원에 손바뀜했다. 안양 만안구 안양동 주공뜨란채 역시 지난달 전용 84㎡가 8억5900만원에 거래돼 전용 108㎡ 몸값(8억5000만원)을 웃돌았다.

    집값 역전 현상은 가격이 9억원 이하인 아파트가 많으면서 청년층 주거 수요가 몰리는 경기 지역에서 주로 나타났다. 정부가 2년 내 출산한 가구에 저리로 지원하는 신생아 특례대출이 시세 9억원 이하·전용 85㎡ 이하 아파트를 구매할 때만 지급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9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가 많은 서울에선 대출 규제로 집값이 15억원에 밀착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신생아 특례대출이 경기 지역 중소형 아파트 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다”며 “서울 외곽에선 15억원이 기준점이 됐다”고 했다.
    대출 규제에 수도권 곳곳 '이상 현상'
    용인·수원 집값, 74㎡ > 101㎡…서울 중저가 단지선 '15억 키맞추기'
    대출 규제 강화, 전세 부족, 내 집 마련 수요 증가 등으로 부동산 시장에서 아파트값 ‘이상 현상’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대출 규제가 느슨한 지역에서 집값이 급등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하고, 청년층 등에 대출 혜택을 주면 혜택 대상을 결정짓는 경계선까지 집값이 치솟기도 한다. 청년, 신혼부부 등이 주로 거주하는 서울 외곽 중·저가 아파트값을 끌어올리는 부작용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소형 집값, 대형 앞질러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용되는 정책 대출은 2024년 1월 신설된 신생아 특례대출이다. 정부가 과거 2년 동안 출산한 무주택자 혹은 1주택자에게 지원하는 주택담보대출이다. 금리가 낮지만 소득 요건은 상대적으로 느슨해 시장 수요가 많다. 신생아 특례대출 최저 금리는 연 1.8%로 최근 민간 은행에서 판매하는 주담대의 최저 금리(연 4.5%)를 크게 밑돈다. 맞벌이 기준 부부 합산 소득이 2억원 이하면 신생아 특례대출을 받을 수 있다. 작년에만 2024년보다 2조원 더 늘어난 11조4755억원이 공급됐다.

    문제는 신생아 특례대출을 활용한 아파트 매수 급증으로 중·소형 아파트 가격이 대형 면적 아파트를 추월하는 가격 역전 현상이 생기고 있다는 점이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9억원 이하면서 전용면적 85㎡ 이하인 주택을 매수할 때만 받을 수 있다.

    경기 수원시 영통구 하동 ‘광교더포레스트’의 전용 74㎡ 실거래가가 최근 1년 새 7억1000만원에서 9억원까지 26.7% 급등했다. 이 단지 전용 101㎡는 같은 기간 8억3200만원에서 8억9500만원으로 7.6% 오르는 데 그쳤다. 가격 상승 속도에 차이가 나다 보니 중·소형 면적과 대형 면적대 가격이 역전됐다.

    9억원 이하 아파트가 많고 신혼부부 선호도가 높은 경기 여러 지역에서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용인시 수지구 죽전동 ‘내대지마을건영캐스빌아파트’ 전용 84㎡는 지난 2월 26일 8억2500만원에 거래됐다. 이 단지 전용 134㎡는 같은 달 20일 8억2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최근 1년 새 이 단지 전용 134㎡가 8억원 안팎에서 횡보한 것과 달리 전용 84㎡는 1억원 넘게 상승한 결과다. 영통구 하동 A공인 관계자는 “신생아 특례대출을 활용해 집을 매수하는 청년이 워낙 많아 전용 85㎡ 이하 면적대 아파트 가격이 9억원으로 수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서울에선 15억원에 ‘밀착’
    아파트 가격이 높아 신생아 특례대출을 받기 어려운 서울에선 중·저가 아파트 가격이 면적을 가리지 않고 모두 15억원에 ‘밀착’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동작구 사당동 ‘동작삼성래미안’은 2월 21일 전용 59㎡가 14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단지 전용 84㎡가 2주 뒤인 3월 7일 세운 최고가 기록(15억원)과의 차이가 3000만원에 불과하다.


    강서구 ‘강서힐스테이트’도 전용 59㎡가 지난달 6일 14억2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같은 단지 전용 84㎡는 이달 3일 14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두 면적대의 가격 차이는 작년 10월까지만 해도 1억5000만원 수준이었지만 최근 3000만원으로 좁혀졌다.

    정부가 집값 15억원을 기준으로 주담대 한도를 차등화한 규제를 시행한 점이 이 같은 ‘15억원 수렴’ 현상을 유발한 원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작년 ‘10·15 부동산 대책’을 통해 집값이 15억원 이하인 아파트의 주담대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는 4억원, 25억원 초과는 2억원으로 제한했다.


    15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 집값은 고공 행진 중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25개 자치구 중 올해 들어 이달 6일까지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성북구(3.81%)였다. 관악구(3.79%)와 강서구(3.59%)가 그 뒤를 이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대출 규제로 15억원 이하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연말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의진/이유정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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