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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한 줄 알았던 3D의 부활, 비결은 필름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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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경을 쓰지 않고도 3차원(3D) 영상을 볼 수 있는 초박형 렌즈가 나왔다. 스마트폰 화면 위에 필름처럼 얹기만 하면 전압을 걸 때마다 2D와 3D 화면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삼성전자가 실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에 탑재한 시제품까지 완성해 상용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노준석 포스텍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삼성전자 삼성리서치와 공동으로 2D·3D 전환이 가능한 ‘메타표면 렌티큘러 렌즈(MLL)’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4월 30일자에 게재된다.

    이번 기술의 핵심은 빛의 편광을 이용해 하나의 렌즈를 볼록·오목렌즈로 자유자재로 전환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유리를 깎아 만든 기존 렌즈 대신 머리카락보다 얇은 100㎚(나노미터·1㎚=10억분의 1m) 크기의 나노 구조체 수억 개를 평면 위에 정밀 배열했다.


    전압을 걸면 빛의 편광 방향이 바뀌고 이에 따라 같은 렌즈가 볼록렌즈가 됐다가 오목렌즈로 작동한다. 볼록 모드에선 시점별로 다른 영상을 쏴 입체감을 만들고, 오목 모드에선 렌즈 효과가 상쇄돼 고화질 2D 화면이 그대로 유지된다. 전환 속도는 1000분의 1초 수준이라 사용자는 지연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

    기존 무안경 3D 기술의 가장 큰 한계는 좁은 시야각과 두꺼운 광학 부품이었다. 기존 렌티큘러 렌즈는 시야각이 15도 안팎에 그쳐 정면에서만 입체감이 구현됐고 두께도 ㎜ 단위로 두꺼워 모바일 기기에 넣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렌즈 두께를 기존의 1000분의 1 수준으로 줄이는 동시에 시야각을 100도까지 6배 이상 넓혔다. 메타렌즈(5㎝×5㎝)를 결합한 디스플레이 전체 두께는 약 1.2㎜에 불과하다. 여러 사람이 동시에 각기 다른 각도에서 입체영상을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필요할 때만 3D로 바꾸는 '온디맨드 3D' 기능도 강점이다. 평소엔 일반 스마트폰·노트북처럼 쓰다가 게임·영상통화·실감형 콘텐츠를 볼 때만 3D를 켜는 방식을 말한다. 과거 3D TV가 '항상 3D'를 고집해 실패한 것과 대조된다.




    적용 분야도 광범위하다. 스마트폰·태블릿을 비롯해 차량용 디스플레이, 의료기기, 전자상거래, 증강·확장현실(AR·XR) 등 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삼성리서치가 제공한 실제 OLED 패널 위에 시제품을 만들어 2D·3D 전환까지 검증한 상태다. 이론 수준을 넘어 '제품형 프로토타입' 단계에 도달했다는 의미다.


    노 교수 연구팀은 일주일 전 네이처에 '메타렌즈 대량생산(롤투롤) 공정' 논문을 실은 데 이어 이번 '응용' 연구를 같은 호(4월 30일자)에 나란히 게재하게 됐다. 한 명의 교신저자가 네이처에 2편을 동시 게재하는 것은 국내 연구 역사상 처음이다.

    노 교수는 "과학이 기술이 되려면 대량생산과 산업계 관심이 필수"라며 "공정과 응용 두 축이 동시에 완성돼 상용화 기반이 갖춰졌다"고 말했다. 2019년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당시 개당 500만원이던 메타렌즈 제작비는 최근 롤투롤 공정으로 5000원 미만까지 떨어졌다.



    남은 숙제는 투과율(밝기 효율)과 대량생산 수율이다. 노 교수는 "메타렌즈 투과율이 아직 100%가 아니어서 화면이 다소 뿌옇게 보일 수 있다"며 "효율을 끌어올리면 화질 선명도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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