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닥시장에서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관련주가 들썩이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호황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호실적을 거둘 것이란 기대가 커진 영향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설비 투자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도 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150 정보기술'지수가 올해 들어 전날까지 70.70% 급등했다. 거래소가 산출하는 39개 코스닥 지수 가운데 상승률 2위에 올랐다. 주요 구성 종목인 리노공업이 올해 80% 넘게 뛰었다. 리노공업은 반도체 검사용 소켓을 만들고 있다. 주요 고객사가 2㎚(나노미터 1㎚=10억분의 1m) 공정을 적용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도입하면서 소켓 판매 가격 상승으로 올해 호실적으 거둘 것이란 분석이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 반도체 증착장비 기업 주성엔지니어링(290.48%)을 비롯해 후공정 부품 제조사 ISC(98.33%), 식각 장비기업 티씨케이(91.65%), 반도체 레이저 기술을 보유한 이오테크닉스(67.13%), 반도체용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사 심텍(56.30%) 등이 같은 기간 상승폭을 확대했다. 소부장주의 강세로 코스닥시장에서 전기·전자 업종의 시가총액 비중이 21%(21일 기준)를 돌파했다. 올 들어 4.84%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지난해 말 1위를 기록하던 제약(17.13%)을 제치고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반도체 소부장 기업을 둘러싼 영업환경은 올해 긍정적이다.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설비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어 낙수효과를 볼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삼성전자는 2028년 가동을 목표로 평택에 P5 클린룸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내년 준공을 앞두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공장(팹·fab)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성장 기대에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호재로 꼽힌다.

김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두 기업의 신규 공장 투자로 코스닥 내 반도체 장비 기업의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질 것"이라며 "디램 반도체 관련 기업과 고대역폭메모리(HBM) 후공정 장비 기업을 눈여겨 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증권가에선 테스와 두산테스나, 하나마이크론 등 유망주로 거론되고 있다. 테스는 반도체 증착·세정 장비 전문기업으로 고객사의 HBM 수율 제고 움직임으로 수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후공정 장비기업 두산테스나는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칩과 AI 가속기 등 고부가가치 제품군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면서 성정 모멘텀(동력)이 만들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내년 실적 개선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나마이크론은 플래그십 AP 출하 효과로 올해 호실적이 유력시되고 있다.
김동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국내 반도체 소부장 업종은 전례 없는 최대 호황세를 맞이하고 있다"며 "올해 이들 기업 실적은 직전 호황기였던 2022년 기록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