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은 이미 의료 전반에 폭넓게 도입됐습니다. 미래의 AI 기반 건강검진?은 기존 단발성 검진에서 지속적인 구독형 건강관리 체계로 전환될 겁니다."
강대희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1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의료 패러다임의 대전환, AI 건강검진의 현재와 미래’ 심포지엄에서 이렇게 말했다.
AI가 맞춤형 건강검진 시대를 열면서 사후 관리 등으로도 서비스가 확대될 것이란 취지다.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가 주최한 이날 심포지엄에서 강 교수는 미래 의료의 핵심을 4P 의료(예방·Preventive, 예측·Predictive, 맞춤·Personalized, 참여·Participatory)로 꼽았다.
검진 전 단계에서 대상자를 선정하고 위험군을 발굴하는 데 AI가 폭넓게 활용될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영상·병리 판독과 함께 검사자 간 판독 편차를 줄이는 역할도 마찬가지다. 그는 "한국형 건강검진이 국제 표준이 되기 위해서는 AI 검진제도가 필수"라며 "K-메디슨이 세계 시장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고 했다.
안지현 한국의학연구소(KMI) 수석상임연구위원은 AI ?기술이 검진 현장에 가져온 변화를 발표했다. 그는 "대장내시경 AI 보조시스템으로 병변 누락을 줄이면서 안저 사진으로 심혈관질환 위험을 예측하는 등 기존 검사에 AI를 접목해 새로운 의학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했다.
정명훈 가던트헬스 한국 대표는 혈액 등을 활용한 액체생검과 후성유전체 분석으로 암 조기 검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발표했다. 그는 "초기 액체생검이 진행성 고형암 환자의 유전자 변이 분석에 집중됐다면 이제는 축적된 데이터로 일반인 대상 암 조기 검진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며 "고도화된 액체생검 기술은 기존 검진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암 정복을 향한 미래 검진의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김형진 삼성서울병원 국제진료센터 교수는 AI 기반 건강검진에 대한 대중적 기대와 실제 임상 현실 사이의 간극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전했다. 김 교수는 "AI가 제시하는 결과는 진단이 아닌 추가 확인이 필요한 신호에 가깝기 때문에 이를 진단으로 오해하면 불필요한 검사와 침습적 시술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AI는 학습 데이터의 편향을 그대로 반영하고 대규모 데이터라도 공정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며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도 최소 안전 기준일뿐 임상적 유효성을 충분히 검증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AI 건강검진 결과를 비판적으로 해석하고 질문을 던져야 안전한 의료로 이어진다는 취지다.
2부 토론에는 조민우 울산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박명희 사단법인 소비자와함께 대표(동국대 명예교수), 이수현 테서 대표 등이 참석했다.
민태원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회장은 "건강검진 분야에서 AI 기술이 충분한 임상 검증과 근거를 갖춘다면 질병의 조기 발견과 개인 맞춤형 관리를 통해 더욱 건강하고 품격 있는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언론은 책임 있는 정보를 제공하며 국민의 올바른 이해와 판단을 돕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