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오는 6·3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경기 평택을 출마를 선언했다. 그간 부산 북구갑·하남시갑 등도 출마 지역구로 언급됐으나 최종적으로 평택을을 선택한 것이다. 조 대표는 출마 배경으로 "19대부터 21대 총선까지 국민의힘이 내리 승리한 곳으로 민주개혁 진영에게 험지 중 험지"라고 강조했다.다만 정치권에서는 평택을은 험지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평택을에서 2010년대 이후 19대·20대·21대까지 보수 정당이 당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득표율 격차가 점차 줄어들며 경합지에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1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19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당시 평택을 보수·진보 후보 간 득표율 격차는 9.75%포인트였다. 20대 총선 때 7.03%포인트, 21대 총선 때 1.56%포인트로 격차가 줄었고, 22대 국회에서는 이병진 전 민주당 의원이 정우성 당시 국민의힘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실제 민주 진영 내에서도 평택을은 험지가 아니라는 주장이 나온다. 지난해까지 평택시을 민주당 지역위원장을 지낸 김현정 민주당 의원은 14일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신도시에서 젊은 층이 많이 유입되고 삼성전자 옆 고덕국제신도시 인구가 유입돼 험지는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평택을은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압승한 곳"이라며 "그렇게 따지면 하남이 훨씬 더 험지"라고 말했다.
◆ 재보궐 10곳 중 진보 진영 낙선 1곳뿐
이날 기준 6·3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확정 지역구는 인천 계양을·경기 안산갑·경기 평택을·충남 아산을·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5곳이다.계양을과 아산을은 이재명 대통령 당선과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임명에 따른 의원직 사직으로 치러진다. 반면 평택을·안산갑·군산김제부안갑 세 곳은 당선무효형 확정에 따른 빈자리다. 앞서 이병진(평택을)·양문석(안산갑)·신영대(군산김제부안갑) 전 의원은 각각 선관위 재산 신고 누락 혐의·편법 대출·선거사무장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바 있다.
여기에 민주당 박찬대·추미애·전재수·김상욱·민형배 의원이 6·3 지방선거에서 인천광역시장·경기도지사·부산광역시장·울산광역시장·광주광역시장 후보로 선출됨에 따라 이달 30일 이전 의원직 사퇴 시 인천 연수갑·경기 하남갑·부산 북구갑·울산 남구갑·광주 광산을 등 5곳도 추가된다. 이 경우 재보궐선거 지역구는 최대 10곳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22대 총선에서 진보 진영이 패배한 곳은 국민의힘이 11.17%포인트 차로 승리한 울산 남구갑 단 한 곳에 그친다. 또한 민주 진영 승리 지역구 중 진영 간 표 차이가 5%포인트 미만인 곳도 경기 하남갑(1.17%포인트)뿐이다. 이어 부산 북구갑(5.64%포인트)·인천 연수갑(6.36%포인트) 순으로 적은 득표율 차이를 보였다.
경기 평택을의 경우, 진영 간 득표율 차이는 8.47%포인트로 이재명 대통령이 원희룡 당시 국민의힘 후보를 꺾은 인천 계양을(8.67%포인트)과 0.2%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 "대구·경북 가야 진짜 험지"
상당수 전문가도 경기 평택을을 진보 진영의 험지로 보기 어렵다는 해석을 내놨다. 진보 진영 내 험지를 따지자면 부산 북구갑이나 울산 남구갑 지역이 더 어울린다는 분석이 나온다.김용철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평택을은) 신도시가 생기고 젊은 층이 많이 유입돼 험지라기보다는 경합지 정도"라고 평가했다. 이어 조국 대표의 평택을 출마 배경에 대해 "당선 가능성이 최우선적으로 있으면서 희생적 의미를 포함할 수 있는 지역을 고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철희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역시 "지난 (평택을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이겼고 지금 기준으로는 험지라고 보기 힘들다"며 "자신의 출마 명분을 찾기 위해서 그렇게 발언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조 대표 측이 내세우는 진영 내 희생이란 명분이 유권자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학과 교수는 "계속 평택을이 험지라고 주장하는 것은 정치 쪽을 바라보는 사람 입장에서 의아스럽다"며 "정치에서 명분이라는 것은 사람들이 공감했을 때 역할을 할 수 있는데 공감이 아니라 주장으로 그치면 과연 그걸 명분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