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블 '어벤져스' 시리즈 헐크를 비롯해 봉준호 감독의 영화 '미키17' 등의 작품에서 활약한 배우 마크 러팔로를 비롯해 제인 폰다, 호아킨 피닉스, 크리스틴 스튜어트 등 유명 배우들을 포함한 할리우드 관계자 1000여명이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와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의 1100억달러 규모 합병 추진에 반대하는 공개 서한에 서명했다. 이들은 합병이 미국 미디어 업계의 경쟁을 저해하고 기업 독점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들은 "합병으로 인해 창작자들의 기회가 줄어들고 제작 생태계 전반에 걸쳐 일자리 압박이 가중되며 비용이 증가하고 관객들의 선택권이 줄어들 것"이라고 서명을 통해 우려의 뜻을 밝혔다.
전날 뉴욕타임스를 통해 공개된 이 서한에서는 이전의 구조조정 물결로 인해 이미 영화 산업이 압박을 받아 제작 및 배급되는 영화 수가 줄어들고 자금 지원 및 배급을 받는 스토리의 범위가 좁아졌다는 내용이 언급됐다.
파라마운트는 넷플릭스와 치열한 자산 확보 경쟁 끝에 지난 2월 말 워너 브라더스를 1110억달러(한화 약 164조원)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파라마운트와 워너 브라더스의 합병은 할리우드 최대 규모의 스튜디오 두 곳과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통합하고 스트리밍 플랫폼인 파라마운트+와 HBO 맥스를 합치는 결과를 낳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단일 플랫폼으로 통합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할리우드 관계자들은 이 과정에서 대규모의 구조조정 등이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이마케터의 수석 분석가인 로스 베네스는 "이 서한은 거래 반대자들을 결집시키고 공통의 목표 아래 그들을 모으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도 "하지만 서한 자체가 거래를 무산시키는 데 기여할 가능성은 낮다"고 해석했다.
미국과 유럽의 규제 당국은 이번 거래가 소비자 및 창작 커뮤니티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면밀히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캘리포니아 주 법무장관 롭 본타는 "주 정부가 이번 거래를 조사 중이며 강력한 검토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라마운트 측은 해당 서명과 관련해 "우리는 창작자들 일부가 제기한 우려를 경청하고 이해하며 창의성을 보호하고 확장하려는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며 "창작자로서 저희 또한 업계가 상당한 혼란에 직면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스토리텔링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강력하고 자본력이 탄탄한 기업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합병의 필요성을 전했다.
이어 "이번 거래는 상호 보완적인 강점을 결합하여 더 많은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과감한 아이디어를 지원하며 다양한 경력 단계의 인재를 육성하고 진정으로 전 세계적인 규모로 관객에게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 것"이라며 "동시에 규모가 큰 여러 기업이 창작 인재에 투자하도록 함으로써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