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비씨카드)의 올해 2월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1조5001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8월 1조5404억원 후 최대다. 카드론 대환대출은 차주가 만기 전에 원금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 다른 카드사의 카드론이나 동일 카드사의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는 대출이다.
은행권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카드론 대환대출 수요가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드론 대환대출은 금리를 낮추는 목적의 은행권 대환대출과 달리 상환 기간을 늘리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과정에서 재심사를 거쳐야 하는 만큼 신용등급이 하락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기존보다 높은 금리를 적용받는 부담이 따른다. 은행권 대출 창구 축소로 이런 부담을 감수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카드 결제 대금을 이월하는 리볼빙 잔액도 증가하는 추세다. 리볼빙은 결제 시점을 늦춰준다는 점에서 대환대출과 비슷한 기능을 한다. 8개 카드사의 리볼빙 잔액은 작년 하반기 6조6000억원대를 유지하다가 지난 2월 6조7336억원으로 확대됐다. 연체율도 상승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 말 일반은행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은 전월 대비 0.9%포인트 오른 4.1%였다. 2005년 5월(5%) 후 최고 수준이다.
국내 주식시장 호조와 맞물려 ‘빚투’(빚내서 투자)가 늘어난 것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2025년 자금순환’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자금운용 규모는 342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248조8000억원) 대비 37.6%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지분증권과 투자펀드 운용 규모는 106조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50% 넘게 급증했다. 가계는 국내 주식을 약 15조원어치 순매도하고,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한 투자펀드에 75조5000억원을 투자했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