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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중앙은행이 이란과의 전쟁에 따른 리라화 변동성으로부터 리라화를 방어하기 위해 막대한 금 보유고를 활용하는 방안을 포함한 정책 수단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튀르키예는 지난 10년간 가장 적극적으로 금을 매입해온 국가중 하나이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런던 시장에서 금과 외화 스왑 거래를 진행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3월 초 기준으로 약 1,350억달러(약 201조원)에 해당하는 금을 보유하고 있다. 튀르키예는 지난 10년간 미국 달러 표시 자산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세계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금을 매입해온 국가중 하나이다.
JP모건 체이스의 경제학자 파티흐 아크첼릭의 24일 보고서에 따르면, 튀르키예는 영국 중앙은행에 약 300억 달러 규모의 외환보유고를 보유하고 있다. 튀르키예는 이 외환보유고를 “물류 제약 없이 외환시장 개입 목적으로 이를 사용할 수도 있다”고 알려졌다.
튀르키예는 석유와 가스를 거의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이란과의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인플레이션 충격과 국제수지 문제에 특히 취약하다. 이미 튀르키예는 지난 2월 31.5%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플레이션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튀르키예 중앙은행의 디플레이션 전략은 주로 "실질" 리라화 가치 상승을 유지하는 데 의존해 왔다. 즉, 리라화 가치가 월간 인플레이션율보다 빠르게 하락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전쟁 발발 이후 몇 주 동안 외환보유액이 크게 감소하고 수입 비용이 상승하면서 리라화 안정 정책을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이 훨씬 더 커졌다.
정책 입안자들은 지금까지 중동 위기에 대응해 유동성을 긴축하고 리라화 조달 비용을 높이고, 국영 은행을 통해 외환 시장에 개입해왔다.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미국 국채를 포함한 다른 국가의 외화 표시 채권 보유량을 줄여왔으며, 지난 몇 주 동안 약 160억 달러 규모의 해외 국채를 매각한 것으로 추산된다. 1월 말 기준 이 나라의 미국 국채 보유액은 170억 달러 미만으로, 2015년 최고치인 820억 달러에서 크게 감소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튀르키예 국채 보유량을 대량으로 매도하고 있다. 전 날 발표된 튀르키예 중앙은행 자료에 따르면, 3월 13일까지 한 주 동안 사상 최고 속도로 매도세를 보였다.
이번 혼란은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튀르키예의 금리 전망에도 차질을 빚게 하고 있다. 트레이더들은 다음 달 튀르키예가 기준 금리를 100베이시스포인트(1bp=0.01%)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기준금리는 37%이지만, 중앙은행은 3월 초부터 기준금리를 이용한 자금 조달을 중단하고 대신 40%의 더 높은 금리를 적용한 자금 조달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이 날 이스탄불 시간 오후 1시 30분 현재, 리라화는 달러 대비 0.1% 하락한 44.35에 거래되고 있다. 올들어 리라화는 일평균 약 0.05%의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