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MR로 에너지 공급
투자정보 플랫폼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2021년 14건에 불과하던 엔비디아의 투자는 지난해엔 8배 수준인 110건으로 증가했다. 지난해부터 이날까지 하면 139건이다. 규모도 갈수록 커진다. 엔비디아 역대 최대 투자 5건 중 4건이 작년 말부터 나왔다.엔비디아가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배경엔 천문학적인 현금이 있다. 2026회계연도(2025년 2월~2026년 1월) 순이익은 1201억달러(약 179조원)나 됐다. 황 CEO는 지난 17일 연례 포럼인 GTC 2026에서 “현금은 우리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데 필수적”이라며 “모두 엔비디아 성장과 AI 생태계 투자에 쓴다”고 했다.
투자는 황 CEO의 지론(AI 인프라 5단 케이크론)에 따른다. 이는 사용자가 AI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가장 밑단에 있는 에너지·AI 데이터센터·반도체·AI 파운데이션 모델·응용 애플리케이션이라는 5개 층을 거쳐야 한다는 주장이다.
황 CEO는 지난해 말 한 팟캐스트에서 “AI의 미래를 제약하는 것은 반도체가 아니라 전기”라며 “앞으로 6~7년 안에 수많은 소형 원자로가 등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소형모듈원전(SMR)이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부상한다는 의미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6월 미국의 SMR기업 테라파워에 투자했다. 핵융합발전 스타트업 커먼웰스퓨전시스템, 에너지저장시스템(ESS) 기업 레드우드머티리얼즈 등에도 돈을 넣었다.
◇데이터센터 분야까지 눈 돌려
엔비디아는 데이터 병목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광반도체(실리콘포토닉스)’를 주목하고 있다. 이달 2일 광반도체 부품사인 코히어런트와 루멘텀에 각각 20억달러 규모의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황 CEO는 수천 개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초고속 네트워크로 하나로 연결하는 ‘스케일아웃(scale-out)’을 데이터센터의 미래로 보고 있다.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는 AI 모델을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GPU의 집적이 필수라는 이유다.지금은 문제가 있다. 데이터센터 케이블의 주재료인 구리선으로 전기 신호를 보내면 송신 과정에서 상당한 데이터가 소실된다. 전기 대신 빛으로 데이터를 보내는 대안이 있다. AI 인프라에 투자하는 브라이언 강 노틸러스벤처스 대표는 “스케일아웃 기술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GPU를 빛으로 연결해야 하고, 이를 위해 광통신 모듈을 집적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데이터센터 분야에도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황 CEO가 지난 17일 GTC 2026 기자간담회에서 “성공할 것이라고 믿는 기업”으로 꼽은 코어위브·엔스케일·네비우스 3사가 본보기다. 이들은 엔비디아 GPU를 구매해 컴퓨팅 자원이 필요한 기업에 임대한다. 기존 클라우드와 달리 AI용 컴퓨팅 자원을 전문적으로 서비스해 ‘네오클라우드’로 불린다. 엔비디아는 올해 1월과 이달 11일 코어위브와 네비우스에 20억달러씩 보탰다.
AI 파운데이션 모델 기업은 엔비디아가 최대 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분야다. 오픈AI(300억달러) 앤스로픽(100억달러) 등 AI프런티어랩(첨단 AI모델 연구소) 뿐만 아니라 3D 세계를 AI로 구현하는 월드랩스, 일론 머스크의 AI기업 xAI 등에 전방위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