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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여행' 예약해놨는데…"전례 없는 상황" 날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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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여행' 예약해놨는데…"전례 없는 상황" 날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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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이란 전쟁 장기화로 항공유 가격이 폭등하면서 유류할증료가 다음 달 최대 3배 이상 인상될 예정인 가운데 베트남 노선을 중심으로 동남아 항공편 운항 중단까지 잇따르고 있다. 유류할증료 인상분이 반영되기 전 서둘러 발권하거나 일정을 조율한 여행객들이 갑작스러운 항공편 취소까지 맞닥뜨리면서 피해가 현실화하고 있다.

    항공사 줄줄이 감편…출발일 2주 앞둔 여행객 '비상'
    24일 업계에 따르면 비엣젯항공은 지난 23일 4월 인천~나트랑 다낭 푸꾸옥 노선과 부산~나트랑 노선 일부 항공편 운항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인천~푸꾸옥 노선은 4월8일부터 5월1일까지 전면 취소다. 운항이 중단된 항공편 가운데 가장 빠른 출발일은 다음 달 7일로 인천국제공항에서 오전 6시45분 출발하는 나트랑행 VJ835편이다. 출발일까지 2주가량 남은 셈이다.


    비엣젯항공 한국 총판은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전쟁의 장기화로 유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어 감당하기 어려운 원가 추가 부담은 물론 베트남 내 제트유의 공급도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베트남항공도 4~5월 인천~하노이·호치민 노선 일부를 비운항 처리했다. 현재 매일 2회 왕복 운항 중인 두 노선 모두 특정 날짜에 한해 1편만 운항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LCC도 예외는 아니다. 에어부산은 다음 달부터 부산발 괌·세부·다낭 노선 운항을 줄이기로 했다.
    취소 수수료는 0원…"여행 전 스케줄 취소 겁나"
    항공편이 취소된 여행객은 항공사로부터 수수료 없이 환불받을 수 있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숙소와 현지 액티비티, 렌터카 등 부대 비용은 예약 취소 시 별도 위약금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피해를 여행객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구조다. 대체 항공편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 유류할증료 급등으로 타 항공사 운임이 뛰었고 좌석마저 없는 경우가 많다.


    항공편 취소가 이어지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예약한 호텔에 항공사에서 받은 결항확인서와 함께 무료 취소 요청이라도 해봐야 한다"며 수수료 발생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 확산되기도 했다. 다만 해당 방법은 호텔 규정에 따라 대응이 달라질 수 있어 만능 해결책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또 "하루 차이로 취소될 뻔했다", "출발 하루 전에 스케줄 취소할까 겁난다", "항공사 연락 아직 없는데 안심해도 되는 건가"라는 불안 반응도 이어졌다.

    비엣젯항공의 사후 대응 방식도 논란이다. 비엣젯항공 한국 총판은 공지를 통해 여행사나 해외 구매 대행 사이트를 통해 항공권을 구입한 고객에 대해 "한국 총판대리점에서 처리 권한이 없다"며 "각 구매처에 문의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여행사를 이용한 고객은 문자로 취소 내용을 안내받고 있지만, 이마저도 받지 못한 경우 베트남 본사 콜센터에 직접 문의해야 한다. 본사 이메일은 영문으로 작성해야 하고 답변까지 영업일 기준 최대 7일이 소요된다. 출발이 코앞에 닥친 고객 입장에서는 사실상 손을 놓으라는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항공유 폭등에 유류할증료 3배…"전례 없는 상황"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은 항공유 가격 급등이다. 싱가포르 항공유(MOPS) 가격은 중동 사태 2주차인 3월 둘째 주 배럴당 평균 179.5달러에 거래됐다. 중동 사태 이전보다 98%가량 급등했다. 3월 셋째 주에는 배럴당 200달러를 웃돌았다.

    고환율까지 맞물리면서 4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이달 6단계에서 18단계로 12단계 뛰었다. 2016년 현행 체계 도입 이후 한 달 새 가장 큰 상승 폭이다. 대한항공 기준 인천~뉴욕 노선 유류할증료는 3월 편도 9만9000원에서 4월 30만3000원으로 3배 이상 올랐다. 저비용항공사(LCC)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제주항공의 4월 편도 유류할증료는 이달 9~22달러에서 29~68달러로 최대 3배 이상 뛰었다.


    베트남은 항공유 수요의 3분의 2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약 60%를 중국과 태국에서 들여온다. 싱가포르발 공급도 줄어든 상황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베트남의 주요 석유 및 항공유 수입업체인 페트롤리멕스와 스카이펙은 3월분 공급만 보장할 수 있고, 4월 계약은 이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스카이펙은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필수 국내 노선만 유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태국과 중국이 자국 정유사의 석유제품 수출을 전면 중단하면서 베트남 내 항공유 수급이 직격탄을 맞았다. 비엣젯항공은 항공권을 고정 가격으로 판매하는 구조여서 유가 상승분을 항공사가 전액 부담해야 한다. 손실이 커지자 취소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는 이번 감편이 항공 운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감편에 나선 항공사가 특정 노선을 독점 운항하는 게 아닌 만큼 기존 예약 고객은 대체편으로 어느 정도 소화가 가능하겠지만, 노선 공급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4~6월 하계 성수기 국내 LCC와 FSC 운임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베트남 항공사들이 선제적으로 감편에 나선 만큼 연쇄 작용이 어디까지 미칠지 지켜봐야 한다"며 "이런 상황은 전례가 없는 만큼 현지 항공유 이슈가 국내 항공사 운항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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