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 23일 17:1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에듀테크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인공지능(AI) 인프라 기업으로 전환한 엘리스그룹이 코스닥 시장 상장 절차에 돌입한다. AI 디지털 교과서 사업이 무산된 위기를 선제적인 그래픽처리장치(GPU) 투자와 모듈형 데이터센터 사업으로 돌파했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엘리스그룹은 다음 달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미래에셋증권이 대표 주관을, 삼성증권이 공동 주관을 맡았다.
2015년 설립된 이 회사는 원래 AI 실습 교육 플랫폼 ‘엘리스LXP’ 등을 통해 코딩과 AI 교육 서비스를 운영하는 에듀테크 기업으로 이름을 알렸다.
사업 전환의 계기는 위기에서 찾아왔다. 기존 사업의 연장선에서 정부의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 정책에 맞춰 전사적 역량을 집중했으나, 지난해 의무 채택 조항이 법안에서 삭제되면서 사업 동력이 약화했다.
이런 상황에서 엘리스그룹은 교육 실습용으로 선제 확보해둔 고가의 GPU 자원에 주목했다. 이미 구축한 GPU 인프라를 산업용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 영역으로 전격 전환하며 새로운 활로를 찾았다.
현재 엘리스그룹의 핵심 경쟁력은 ‘이동형 모듈형 데이터센터(PMDC)’다. 서버, 전원, 수냉식 냉각장치 등을 컨테이너 안에 일체화한 형태다. 부지 확보부터 완공까지 수년이 걸리는 기존 데이터센터와 달리, 구성 요소의 80~90%를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뒤 현장에서 레고 블록처럼 조립해 수개월 내 가동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네오클라우드(AI 서버 임대)’ 모델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코어위브와 네비우스 등이 대표적이다. 엔비디아의 핵심 파트너인 코어위브는 대규모 GPU 클러스터를 클라우드 형태로 대여하며 시가총액이 428억 달러(약 64조 원)에 달하는 등 'AI 골드러시'의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모듈형 설계를 앞세운 네비우스 역시 최근 주가가 급등하며 시총 300억 달러(약 45조 원)를 돌파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케츠앤드마케츠에 따르면 글로벌 모듈형 데이터센터 시장은 2030년 약 117조 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엘리스그룹은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인프라 확충에 투입, 고성능 GPU를 PMDC에 탑재해 판매하거나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델을 본격 확대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상장 기업가치로 약 7000억~8000억원을 목표로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다수 AI 스타트업이 적자에 허덕이는 것과 달리, 엘리스그룹은 기존 교육 플랫폼의 성과를 바탕으로 매년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2024년 연결 기준 매출 353억원, 영업이익 10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PMDC 매출이 발생하면서 매출 증가세가 이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IB 업계 관계자는 "엘리스그룹은 에듀테크의 현금 창출력과 AI 인프라의 성장성을 동시에 보유한 드문 사례"라며 "상장 시점에 단순 교육 기업이 아닌 글로벌 모듈러 데이터센터 시장 성장에 베팅하는 AI 인프라 섹터로 재평가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