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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SNS로 "한국 군함 보내라"…또 '거래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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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SNS로 "한국 군함 보내라"…또 '거래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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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한국 등 5개국에 호르무즈해협에 군함을 파견할 것을 요구했다. 이란군의 공격으로 호르무즈해협이 사실상 봉쇄되자 주요 동맹국과 해협 이용 국가에 일종의 ‘안보 청구서’를 내민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SNS에 “호르무즈해협을 폐쇄하려는 이란의 시도로 피해를 본 많은 국가가 해협을 개방하고,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미국과 협력해 군함을 파견할 것”이라고 적었다. 대상 국가로는 한국과 일본, 중국, 프랑스, 영국 등 다섯 곳을 꼽았다. 호르무즈해협에서 상선을 호위할 다국적 연합군을 결성하자는 의미다. 미국 단독으로는 해협 봉쇄를 풀 수 없다는 판단이 깔려 있기도 하다.


    다른 SNS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원유를 공급받는 세계 각국 또한 이 통로를 관리해야 한다”며 “미국도 그들을 아주 많이 도울 것”이라고 했다. 일종의 수익자 부담 원칙을 제기한 것이다. 호르무즈해협을 거쳐 수입되는 에너지 비중은 한국이 65%에 달하고, 일본과 중국도 각각 75%, 50%를 차지한다.

    제안을 받은 각국은 고심에 빠졌다. 한국은 2020년 트럼프 1기 정부 당시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고조됐을 때 아덴만에 청해부대를 파견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참전 대신 ‘우리 국민과 선박을 보호하기 위한 독자적인 활동’이라는 형태를 취했다. 이번에는 교전이 벌어지는 지역인 만큼 파병 시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할 가능성이 있다.


    청와대는 “공식 통보는 오지 않았지만 어느 정도 예상한 일로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며 “한·미 간에 긴밀하게 소통하고 신중히 검토해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中까지 군함 파견 요구한 트럼프…속내는 '달러패권' 방어
    동맹 4국+中에 참전 청구서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풀기 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군함 파견 요청은 여러 의문을 남긴다. 우선 미국이 목표로 하는 4~6주의 전쟁 기간 내 군함 파견이 이뤄지기 어렵다. 한국에서 당장 군함이 출발하더라도 해협에 도착하는 데는 3~4주가 걸린다. 국회 비준과 파견 함대 구성, 현지 적응 등의 기간까지 포함하면 다음달 말에나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호위 임무’에 투입할 수 있다. 파견 대상 국가로 친이란 성향의 중국을 꼽은 점도 의아한 부분이다.
    ◇목표는 ‘페트로 달러’ 체제 수호?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 이면에 현실적 필요보다 전략적 판단이 깔렸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첫 번째 목표로는 원유 결제에 달러를 이용하는 ‘페트로 달러’ 체제를 수호하려는 의도가 거론된다. “이란이 위안화로 거래된 원유를 실은 선박만 통과시키는 계획을 검토 중”이라는 CNN의 14일(현지시간) 보도가 나온 직후 군함 파견을 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SNS 글이 올라왔기 때문이다.



    현재는 국제 원유 거래의 80% 이상이 달러로 결제되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이란의 이 같은 계획이 현실화하면 원유 거래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은 이미 자국 상선의 해협 통과를 위해 이란과의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중국과 프랑스를 군함 파견 대상 국가로 못박아 전쟁이 길어지더라도 다른 국가들이 페트로 달러 대열에서 이탈하는 것을 막겠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군함 파견 국가에서 중국을 맨 먼저 언급한 것도 주목받고 있다. ‘세계 에너지 수송로 방어’란 정당성을 앞세워 이달 말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에서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라는 의견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을 언급한 것은 실제 (다국적군) 연합 참여를 기대하기보다 ‘외교적 압박’ 카드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미국의 하르그섬 폭격 등 페르시아만 일대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예상되는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한 ‘구두 개입’이라는 해석도 있다. 군함 파견의 현실성과 별도로 시장 안정을 가능한 한 오래 유지하기 위해 해협을 통과하는 민간 선박에 대한 호위가 임박했다는 메시지를 낼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英·佛은 파견 가능성 시사
    물론 선박 호위를 위해 보다 많은 군함이 필요하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해운 전문지 로이드리스트는 “5~10척 규모의 유조선을 보호하기 위해 8~10척의 구축함이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도 SNS에 “이란이 아무리 심하게 패배했더라도 이 수로(호르무즈)의 어딘가에 드론 한두 기를 보내거나 기뢰를 떨어뜨리거나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은 쉬운 일”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프랑스와 영국이 함정 파견 가능성을 내비친 것도 이 같은 맥락을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프랑스 당국자들은 “호르무즈해협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연합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방어적 호위 임무를 수립하는 과정이고, 이는 유럽과 비(非)유럽 국가가 함께 준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영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로이터통신에 “우리는 현재 이 지역 선박 운항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다양한 선택지를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즉답을 피한 채 상호 적대 행위 중단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중국은 즉각적 적대 행위 중단을 촉구한다”며 “모든 당사국은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공급받을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김형규/김동현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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