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는 교육에서 ‘메기 효과’(강력한 경쟁자를 통해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것)를 목표로 연구형 대학을 확대해가고 있다. 빠른 산업 변화에 기존 대학 교육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항공우주와 인공지능(AI), 생명과학 등 구체적 주제를 중심으로 설립되는 연구형 대학은 ‘새로운 모델, 새로운 교육, 새로운 인재’를 모토로 삼는다.
연구형 대학은 대학 자체가 공학 연구원으로 기능하고 구체적 연구 성과를 목표로 움직인다는 점이 기존 대학과 다르다. 학생들은 자신의 전공과 관련해 연구하고, 졸업 시점에는 산업계 등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논문을 작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교양 등 수업은 최소화하고 해당 대학 특화 주제에 맞춰 모든 커리큘럼을 짠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대규모 투자와 높은 수준의 교육 프로그램 및 국제화도 특징이다. 이를 통해 시후대는 단백질 설계 분야에서 세계 최고 성과를 연이어 발표해 중국 교육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연구형 대학은 지속해서 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제조업 고도화와 첨단 기술 육성 방침을 밝힌 가운데 지방정부도 잇달아 연구형 대학 설립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폐막한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도 15차 5개년 계획에 연구형 대학 설립 확대를 포함시켰다.
산둥성과 지난시가 공동으로 설립을 추진 중인 공천정보대는 공천정보(항공우주 정보)라는 명칭을 사용한 최초의 고등교육기관이다. 위성 정보와 원격 탐사, 항공우주 데이터, 위성통신, 우주·항공 관측 시스템 등에 특화했다. 이 밖에 선전해양대와 정저우항공대 등도 설립을 추진 중이다.
중국 정부는 이 같은 시도가 기존 대학의 변화까지 추동할 것으로 기대한다. 베이징 교육계 관계자는 “신흥 연구형 대학은 파격적인 대학 운영 방식과 학생 지원, 연구 조직 형태로 과학기술 연구에 몰입하고 있다”며 “유학을 고려하던 엘리트 학생까지 연구형 대학에 몰려 칭화대 등 기존 대학도 커리큘럼 변화를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