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중·일을 비롯한 5개국에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에 대응할 군함 파견을 요구한 가운데 중국이 상호 적대 행위 중단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주미 중국 대사관 대변인은 15일 호르무즈 해협에 해군 전력을 배치할 계획이 있느냐는 CNN 질의에 "중국은 즉각적 적대 행위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며 "모든 당사국은 안정적이고 방해받지 않는 에너지 공급을 보장할 책임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중국은 중동 국가들의 진정한 친구이자 전략적인 파트너로서 분쟁 당사국을 포함한 관련국들과 소통을 계속 강화하고, 긴장 완화와 평화 회복에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서 "여러 국가, 특히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도로 영향을 받는 국가들은 미국과 함께, 해협을 개방되고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군함을 보낼 것"이라며 한·중·일을 비롯한 5개국에 해군 전력 파견을 요구했다.
중국이 이런 요구를 즉각 거부한 것은 아니지만, 미국과 치열한 전략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일으킨 대이란 전쟁에 군사력을 지원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푸는 것이 중국을 포함해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주요국에도 절실하다는 논리로 군함 파견을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이란은 오랜 우호 관계를 맺어온 중국으로 향하는 유조선은 공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지난 11일 유조선 추적 업체를 인용해 이란이 전쟁이 시작된 지난달 28일부터 최소 1170만 배럴의 원유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송했으며 이 물량은 모두 중국으로 향하고 있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동맹인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등과 달리 중국 입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를 위해 군사력을 파견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이란 역시 중동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중국과 원유 거래를 지속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장기화하면서 위안화로 거래되는 원유를 실은 선박만 통과하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CNN 방송이 14일 보도하기도 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