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성범죄를 저지른 작가를 기용했다는 의혹을 받는 일본 출판사 소학관이 MBC '나 혼자 산다'에 등장하면서 시청자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지난 13일 방송된 '나 혼자 산다'에서는 웹툰 작가 기안84가 일본 공포 만화의 거장 이토 준지 작가를 만나기 위해 일본을 찾는 모습이 그려졌다.
기안84는 일본에서 방송인 강남과 함께 이토 준지 작가가 활동하는 출판사 소학관을 방문했고, 이곳에서 작가와 대면했다.
방송에서는 소학관을 "'도라에몽', '이누야샤', '명탐정 코난' 등을 배출한 일본 대표 만화 출판사"라고 소개했고 "'소용돌이', '공포의 물고기' 등 이토 준지의 작품 역시 이곳에서 출판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방송 이후 온라인에서는 소학관을 별다른 설명 없이 노출한 것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소학관은 최근 일본에서 아동 성범죄 전력이 있는 만화가의 활동과 관련해 큰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작가는 과거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 사건으로 처벌받은 인물로 알려졌는데, 이후 이름을 바꿔 소학관과 관련 있는 만화 플랫폼에서 다시 작품 활동을 이어온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문제가 된 것은 출판사 측의 대응 방식이었다. 주간 문춘 등 현지 보도에 따르면 피해자는 사건 이후 출판사 관계자가 가해자와의 합의 과정에 일정 부분 관여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제기했다. 또한 해당 작가는 가명을 사용한 채 소학관 계열 플랫폼에서 작품 연재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출판사가 이를 사실상 묵인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일본 만화 업계에서도 반발이 이어졌다. '원펀맨' 작가 ONE 등 유명 만화가들이 소학관에서 유통 중인 작품을 내려 달라고 요구하는 등 출판사를 향한 '손절'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소학관은 입장문을 통해 "해당 작가가 가명을 사용해 연재를 이어온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해명하며 피해자에게 사과했다. 그러나 사건 대응 과정과 관리 책임을 둘러싼 논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이처럼 일본 출판업계에서 큰 논란이 된 상황에서 국내 인기 예능 프로그램이 해당 출판사를 별다른 설명 없이 소개한 점을 두고 시청자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일부 시청자는 "아동 성범죄 논란이 불거진 출판사를 방송에서 굳이 소개할 필요가 있었느냐"며 제작진의 판단을 문제 삼았다.
또 다른 네티즌은 "3월에도 관련 새 소식이 계속 나오고 있고, 일부 만화가가 소학관과의 협업을 중단하거나 전자책을 플랫폼에서 내리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원펀맨', '장송의 프리렌', '이누야샤', '스킵과 로퍼' 등 유명 작품 작가들까지 소학관과 거리를 두는 분위기가 감지된다"며 "이 사건이 더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방송에 사용된 이미지와 관련한 지적도 나왔다. 한 시청자는 "'명탐정 코난' 포스터 역시 욱일기 논란이 있었던 작품 이미지인데 하필 해당 포스터를 사용한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현재 '나 혼자 산다' 측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다시 보기 서비스에서는 소학관을 소개하는 자막 부분이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