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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는 누가 수사하나…혼선 빚는 법왜곡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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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는 누가 수사하나…혼선 빚는 법왜곡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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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법개혁 3법’ 시행 여파로 일선 수사기관의 관할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신설된 ‘법왜곡죄’를 두고 검사 대상 사건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강제 이첩되지만, 판사 대상 사건은 경찰이 1차 수사를 맡는 기형적 구조가 드러났다. 이 같은 혼란은 예고된 것이었다. 여당이 위헌 논란 속에 국회 본회의 상정 직전 법왜곡죄 수정안을 급조하는 과정에서 수사 주체 규정이 논의조차 되지 않아 수사 관할 논란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경찰·공수처, 판사 수사권 놓고 ‘혼선’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왜곡죄 판사 대상 사건의 수사권을 놓고 공수처와 경찰 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검사 대상 사건의 수사 권한을 두고 이견이 없는 것과 대비된다.

    전날 이병철 변호사가 조희대 대법원장과 박영재 대법관을 법왜곡죄로 경찰청과 공수처에 동시 고발한 게 발단이다. 경찰의 법왜곡죄 ‘1호 수사’가 된 이 사건은 처음 고발인 주거지 관할인 용인서부경찰서에 배당됐다가 이날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으로 재배당됐다. 공수처는 아직 정식 접수조차 하지 않았다. 공수처 관계자는 “법왜곡죄가 공수처법상 명시된 수사 대상 범죄가 아니어서 접수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양 기관의 엇갈린 행보는 공수처법의 구조적 허점에서 비롯됐다. 공수처법 제25조 제2항에 따르면 경찰 등 수사기관은 검사의 범죄 혐의를 발견할 경우 공수처로 의무 이첩해야 한다. 그러나 판사는 공수처법상 수사 대상임에도 강제 이첩 의무 대상에서 빠져 있다. 공수처가 직접 이첩을 요구하지 않는 한 1차 수사권은 원칙적으로 경찰이 행사하는 구조다.

    다만 공수처의 수사가 원천 차단된 것은 아니다. 직무유기, 직권남용 등 공수처 수사 대상인 ‘관련 범죄’와 함께 접수될 경우 법왜곡죄도 관련 범죄로 엮어 수사할 수 있다. 경찰 내부에서도 공수처가 법왜곡죄 수사를 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경찰 관계자는 “공수처법은 형법 제122조부터 제133조까지 공무원의 직무 관련 범죄를 수사 대상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며 “법왜곡죄는 형법 제123조의 2에 해당해 법 개정 없이도 수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도마에 오른 입법 공백
    이 같은 혼선은 입법 과정에서 이미 예견됐다는 지적이 많다. 더불어민주당은 본회의 개회 한 시간여를 앞두고 수정안을 급조해 통과시켰다. 민사·행정 등 모든 재판에 적용하던 원안을 형사사건으로 한정하는 방향으로 손질했지만, 수사 주체 규정은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


    법조계에서는 수사 관할을 둘러싼 실무적 혼선을 막기 위한 입법 보완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승준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형평성과 법 체계적 해석을 고려하면 판사와 검사를 동일 수사기관이 수사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공수처 전담 수사를 명문화하거나 올해 10월 출범 예정인 중대범죄수사청으로 수사권을 일원화하는 보완 입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왜곡죄와 함께 사법개혁 3법의 또 다른 축인 재판소원 제도도 시행 첫날인 지난 12일에만 재판 취소 청구가 20건 접수됐으며 이날도 16건이 들어왔다.



    정치권에서도 청구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전날 대법원에서 불법 대출 혐의로 징역형 집행유예가 확정돼 의원직을 잃은 양문석 전 민주당 의원이 청구 가능성을 내비친 데 이어 이재명 대통령 ‘조폭 연루설’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유죄가 확정된 장영하 국민의힘 성남시 수정구 당협위원장도 재판소원을 예고했다.

    한편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날 “검찰 본연의 책임을 다하도록 과거 잘못된 기소유예 처분도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과거 수사 과정에서 불법 구금이나 고문을 당하고도 사실상 유죄 인정 처분인 기소유예를 받아 범죄 기록이 남은 피해자의 권리 구제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정희원/류병화 기자 to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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