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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고래 어게인?"…기름값 폭등에 다시 떠오른 프로젝트 [신현보의 딥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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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고래 어게인?"…기름값 폭등에 다시 떠오른 프로젝트 [신현보의 딥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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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중동 사태로 전국 기름값이 요동치면서 정부가 '최고가격제'라는 카드까지 꺼내 유가 안정에 돌입했다. 이에 전국 평균 주유소 기름값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휘발유 가격은 여전히 1900원에 가까울 정도로 높은 금액을 유지 중이다. 지난 3년간 평균적으로 1600원대에서 움직여온 사실을 감안하면 약 20% 높은 수준이다.

    부담스러운 기름값 행진에 일각에서는 윤석열 정부에서 시도했다 사업이 중단된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 '대왕고래'를 다시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까지 나온다. 에너지 안보에 대한 중요성이 다시 환기되고 있는 것이다.
    ◇ 떨어져도 여전히 너무 높은 기름값
    1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사흘 연속 하락세를 보여 이날 오후 4시 기준 1864원을 기록했다. 서울은 나흘 연속 하락해 1888원으로 집계됐다. 1주일 내 각각 최저치다. 끝을 모르고 오르기만 할 것 같던 유가가 안정된 것은 다행이지만, 2023년부터 2025년까지 휘발윳값이 평균적으로 1640~1680원에서 움직였던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높다.

    최근 기름값 하락세 뒤에는 정부의 엄포가 있다. 기름값 폭등에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정유업계의 담합 가능성을 정조준, '대국민 중대 범죄'라고 규정하며 경고에 나섰다.


    급기야 정부는 13일 0시부터 정유사의 공급가격 최고액을 L당 보통 휘발유는 1724원, 자동차용 경유는 1713원, 실내 등유는 1320원으로 지정하는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하기에 이르렀다. 향후 중동 상황과 유가 동향 등을 살펴 2주 단위로 최고가격을 재지정할 계획이다.

    자가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은 물론이고, 유가 부담이 곧 생계와 직결되는 화물 업계에서는 적자 운송이 이어지고 있다며 정부의 긴급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화물연대에 따르면 25톤 대형 화물차는 유가가 300원 오를 경우 월 120만원 이상의 추가 유류비가 발생하지만, 운송비 상승분이 운임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그 부담이 화물노동자에게 전가되고 있다.


    육지보다 기름값이 비싸고 유류 의존도가 높은 전국 도서 지역에서는 외출이나 난방을 자제하는 분위기까지 감지되고 있다.

    국제 유가는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초강경 대응을 선언하면서 급등했다. 이날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100.46달러로 전장 대비 9.2% 올랐다. 종가 기준 100달러 돌파는 2022년 8월 이후 3년7개월 만이다. 국제유가 변동은 통상 2~3주의 시차를 두고 국내 가격에 반영된다.
    ◇ '대왕고래' 어게인?
    상황이 이렇게 되자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전 정부에서 추진됐다 좌초된 대왕고래가 다시 소환됐다. 정부의 노력에도 유가가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조짐은 당장 쉽게 안 보이자 "만약 대왕고래가 성공했다면 어땠을까" 하며 일종의 가정법을 꺼내든 것이다. 이들은 "대왕고래 같은 게 아니면 정말 답이 안 보인다", "'대왕고래 어게인(Again)'을 해야 한다" 등 반응을 보였다.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지난 2024년 윤석열 정부가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고 밝히면서 진행됐다. 당시 정부는 최대 140억 배럴 매장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는 1990년대 후반에 발견된 동해 가스전의 약 300배가 넘는 규모다. 이에 한국이 명실상부한 산유국 대열에 합류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졌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모집 절차에서 사업이 멈춘 상태다.

    한국의 석유 소비량은 전 세계적으로 상위권에 해당하지만, 생산량은 거의 의미가 없는 수준으로 화석 연료 수입 의존도가 98%에 달한다. 글로벌 통계 사이트 월도미터(Worldometer)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의 일일 석유 소비량은 251만 배럴로 세계 8위에 해당한다.

    미국 에너지관리청(U.S.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석유 및 기타 액체 생산량은 2016년 이후 매년 상승세다. 하지만 세계 시장 점유율로 볼 땐 여전히 0.1%에 불과하다.


    캐나다와 중국도 생산량을 점진적으로 늘려 현재 석유 생산량 상위권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24년 기준 세계 석유 생산량 시장 점유율은 미국 22%, 사우디아라비아 11%, 러시아 10%, 캐나다 6%, 중국 5%, 이란·아랍에미레트·이라크 각각 4% 등 순이다. 한국은 EIA 자료에 등록된 230여개국 중 45위에 이름을 올렸다.
    ◇ 현실 가능성은
    지난 5일 취임한 손주석 한국석유공사 신임 사장은 취임사에서 동해 심해 가스전에 대해서 "정부 정책 방향에 따라 객관적 타당성 검증과 이해관계자의 투명한 소통을 거쳐 최적의 방향으로 진행하겠다"며 사업 재개 가능성을 열어뒀다.

    대왕고래와 같은 프로젝트와 무관하게 이번 중동 사태를 계기로 에너지 자립에 대한 필요성이세계 곳곳에서 제기됐다. 재생 에너지 100%(RE100) 캠페인의 발원지인 영국에서도 에너지 안보를 위해 유전개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세계적인 에너지기업인 영국 옥토퍼스의 설립자이자 정부 자문위원인 그렉 잭슨은 현지 언론 기고 글을 통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폐쇄한 이후 전 세계 가스 가격이 두 배로 올랐고, 영국의 도매 전력 가격은 약 50% 상승했다. 에너지 가격 인상은 그 자체로도 심각한 문제지만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결국 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경제적 피해를 더욱 악화시킨다"며 "우리는 북해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을 활용해야 한다. 여기에 가스가 있는데 굳이 지구 반대편에서 가스를 수입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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