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현지시간 12일 미군이 장거리 정밀 타격 무기인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빠른 속도로 사용하면서 탄약 소진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토마호크 미사일은 미 방산업체 RTX 산하 사업부인 레이시온(Raytheon)이 생산하는 무기로, 해군 구축함과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대표적인 장거리 정밀 타격 수단입니다. 사거리는 약 1600km에 달하며 단가는 약 360만 달러, 우리 돈 약 53억 원 수준입니다.
문제는 사용 속도입니다. 미국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미군이 전쟁 발발 직후 첫 100시간 동안에만 토마호크 미사일 168발을 사용한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반면 미군이 지난 5년간 새로 구매한 토마호크는 370발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군 관계자는 이번 전쟁으로 인한 탄약 소모 여파가 향후 수년간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무기 사용이 늘면서 전쟁 비용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미 국방부는 이란 공습 개시 이후 첫 엿새 동안 사용된 비용이 113억 달러, 우리 돈 약 16조 7천억 원에 달한다고 상원 의원들에게 설명했습니다. 대부분이 무기 사용에서 발생한 비용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값싼 드론을 상대하기 위해 고가의 요격 미사일을 사용하는 상황은 미군의 부담을 키우고 있습니다. 민주당 소속의 공군 출신 상원의원인 마크 켈리는 패트리엇 미사일과 사드(THAAD) 요격체계는 한 발에 수백만 달러가 들지만, 이란의 샤헤드 드론은 약 3만 달러면 생산할 수 있다며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전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은 정치적 부담으로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쟁 비용 충당을 위해 최대 500억 달러, 약 74조 원 규모의 추가 군사 예산을 의회에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재정 보수 성향 의원들과 민주당의 반발이 예상돼 의회 통과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상원 세출위원회 소속 공화당 의원인 리사 머코스키는 국방부가 의회에 ‘백지 수표’를 요구해서는 안 된다며 지출의 정당성을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미국 내에서는 최근 몇 년간 핵심 탄약의 사용 속도가 생산 능력을 앞지를 수 있다는 우려도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특히 러시아나 중국과 같은 강대국과 충돌할 경우 무기 재고가 급격히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다만 미 행정부는 이러한 우려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미 국방장관 피트 헤그세스는 미국은 탄약 부족 상태가 아니며 현재 작전을 지속할 수 있는 충분한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백악관 역시 미군이 작전을 수행하기에 충분한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면서도 방산업체들이 미국산 무기를 더 빠르게 생산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토마호크를 생산하는 핵심 업체는 레이시온이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는 록히드 마틴이 맡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미사일 방어 레이더와 센서를 생산하는 노스럽 그러먼, 로켓 모터와 미사일 부품을 공급하는 L3해리스 테크놀로지스 등이 미국 미사일 방어 산업의 핵심 축으로 꼽힙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무기 재고 우려가 커지자 방산업체들에 생산 확대를 요구하고 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방위산업 기업들과 ‘최상급(Exquisite class)’ 무기 생산을 4배 늘리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인 트루스 소셜에 “미국의 주요 방위산업 제조 기업들과 생산 확대와 일정에 대해 매우 좋은 회의를 마쳤다”며 “가능한 한 빠르게 최대 수준의 생산에 도달하기를 원한다”고 적었습니다.
이날 회의에는 록히드 마틴, BAE 시스템스, 보잉 등 주요 방산업체 경영진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록히드 마틴도 PAC-3 미사일 생산량을 현재 연간 600기 수준에서 2030년까지 2000기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는 등 방산업계의 생산 확대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김영석 한경디지털랩 PD youngsto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