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에서 근무하던 직원이 중국으로 핵심 기술을 유출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중국 최대 D램 업체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수년 전부터 한국인 엔지니어를 대규모로 채용하고 있다.
12일 경찰청에 따르면 국가수사본부의 국가 핵심 기술 해외 유출 검거 건수는 지난해 33건(105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유출 국가는 중국이 18건으로 가장 많았다. 베트남(4건), 인도네시아와 미국(각 3건)이 그 뒤를 이었다. 주요 사례를 보면 지난해 5월 전 삼성전자 직원 전모씨가 국가 핵심 기술 국외 유출 등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전모씨는 CXMT로 이직하면서 삼성전자의 D램 공정 핵심 기술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그는 CXMT로부터 6년간 29억원을 받았다.
지난해 6월엔 SK하이닉스 협력업체 A사 부사장 신모씨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SK하이닉스의 D램 제조 기술을 중국에 누설한 혐의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달 초에는 국내 대기업 전현직 직원 5명이 웨이퍼 연마(CMP) 기술을 중국에 유출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업계에선 기술 유출 피해가 수치로 나온 것보다 훨씬 광범위하다고 본다. 한국인의 중국 기업 취업 자체를 법적으로 막을 수 없고, 머릿속에 있는 공정 기술과 설계 노하우 등을 넘기는 것을 처벌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국 기업이 한국 엔지니어에게 막대한 보상을 약속하며 이직을 제안하는 이유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